귀화까지 한 중국계 美 해군, 中에 대규모 작전 계획 넘겼다
오키나와 기지 레이더 설계도 등 넘겨
미국 법무부는 미 해군으로 복무하면서 중국 정보 당국에 포섭돼 군 기밀을 넘긴 혐의로 중국계 미국인 해군 2명을 체포·기소했다고 3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들은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실시하는 대규모 연습의 작전 계획도 등 주요 정보도 유출했다고 알려졌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기소된 해군은 ‘토마스 자오’란 이름을 쓰던 자오원헝(26)과 ‘패트릭 웨이’란 미국 이름을 쓰던 웨이진차오(22)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으로 귀화한 뒤 해군에 입대한 이들이다. 특히 자오가 중국에 넘긴 미군의 인도·태평양 연습 작전 계획도엔 미 해군의 위치, 연습 시간, 보급 지원 계획 등 민감한 정보가 다수 포함됐다. 자오는 해양 경제학자로 위장한 중국 정보 요원에게 포섭돼 2021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1만4866달러(약 1930만원)를 받고 민감한 미군 정보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자오는 또 오키나와 주일 미군 기지에 있는 레이더 시스템의 전기 배선도와 청사진도 촬영해 넘겼다. 미 법무부는 “이런 혐의가 모두 확정돼 유죄판결이 나면 자오는 최장 20년간 징역을 살게 된다”고 밝혔다.
그와 함께 기소된 웨이는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 기항하는 상륙강습함(上陸强襲艦) ‘USS 에식스’에서 근무했다. 기관준위(machinist)의 부관 역할을 맡아 기밀 접근 권한을 얻었다. 작년 2월 중국 정보 요원과 접촉하게 된 웨이는 “미국 해군 함정과 그 시스템에 관한 사진, 영상, 자료를 넘겨달라”는 요청을 받고 기술·기계 매뉴얼 약 30권을 포함한 다양한 자료를 건네줬다.
에식스함의 사진·영상, 방어용 무기에 대한 설명, 여러 미 해군 함정의 위치 등을 알려주는 대가로 웨이는 수천 달러를 중국 정보 요원에게 받았다고 알려졌다. 미 연방 검찰은 1년 넘게 웨이의 이 같은 행적을 추적하며 증거를 수집했고, 웨이는 2일 샌디에이고 해군기지로 출근했다가 그 자리에서 미 당국에 체포됐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