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새얼굴 존슨, 홀리스 제퍼슨과는 다를까?
전주 KCC가 2023~24시즌을 함께할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NBA 경력자 알리제 존슨(27·201cm)이 그 주인공이다. 미주리 주립대 출신으로 2018년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0순위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 지명된바 있다. 이로서 KCC는 존슨과 라건아(34‧200.5cm) 체제로 새 시즌을 맞게 됐다.
아쉽게도 KCC가 원하던 묵직한 유형의 센터는 아니다. 3~4번을 오가는 포워드로 안정적인 득점력에 더해 리바운드와 패싱능력에 장점이 있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NBA에서는 76경기에 출전했으나 별반 눈에 띄지는 않았다. 어중간한 사이즈에 세로 수비에서 약점을 지적받고 있으며 슈팅 능력 또한 좋은 편은 아니다.
고르게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어느 한 부분에 특출난 장점이 있어야 벤치 멤버로서라도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었겠지만 NBA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반면 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서의 활약상은 좋았다. 지난 시즌 G리그 정규리그 22경기에서 평균 16.9점 12.1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슈팅 범위가 길지 않은 마른 체형의 포워드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시즌 좋지 않게 헤어진 론대 홀리스 제퍼슨(28‧198cm)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정통 센터에 목이 말랐던 KCC는 타일러 데이비스(25·208㎝)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지만 불발에 그쳤고 이에 부랴부랴 데려온 선수가 홀리스 제퍼슨이었다.
해외에서의 커리어는 수준급이었지만 빅맨과는 거리가 먼 스윙맨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컸다. 아니라 다를까 KCC와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빼어난 돌파스킬에 미들슛도 좋았지만 딱 그것뿐이었다. 깡마른 체구로 인해 다른팀 외국인선수는 커녕 어지간한 국내 선수들을 상대로도 몸싸움에서 밀리며 수비에서 구멍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엄청 빠르거나 운동신경이 탁월한 것도 BQ가 좋지도 못했다. 원체 이리저리 뚫렸는지라 수비가 좋다는 해외에서의 평가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팬들도 많았다. 3.5번 역할도 힘든 가벼운 스윙맨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외곽슛에서도 약점이 뚜렷했다. 쓰임새가 지극히 한정적일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자존심은 강했다. 대놓고 태업성 플레이를 펼치며 팀과 팬들을 분노케했고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때문에 다음 시즌을 앞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KCC가 어떤 외국인선수를 뽑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매시즌 외국인선수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상태인지라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전력감을 데려올 것으로 기대받았기 때문이다.
일단 여러 외국인 빅맨과의 접촉설이 무성했던 가운데 결국 포워드형을 데려왔다는 것은 당초계획했던 인물들과의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결국 시간이 촉박해진 상태에서 그나마 남은 후보중 포지션 불문하고 가장 나아보였던 선수를 데려온 것으로 보인다. G리그에서의 기록이나 플레이 영상만봐도 홀리스 제퍼슨과는 다소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한 충돌을 피하고 돌파를 시도했던 홀리스 제퍼슨과 달리 존슨은 돌파나 골밑 공격시 몸을 붙이고 들이대듯 공격을 성공시키는 경우가 많다. 힘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닐지라도 홀리스 제퍼슨처럼 국내 선수들에게도 밀리는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여진다. 거기에 리바운드 능력하나 만큼은 G리그에서도 확실히 검증된 상태다.
공격 리바운드 수치도 좋은 만큼 포스트 인근에서 적극적으로 싸워주는 스타일임을 알 수 있다. 든든하게 골밑을 지켜주지는 못하더라도 다른식으로 약한 부분을 어느 정도 메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투 성공률도 수준급인지라 폭발적이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게 득점, 리바운드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3점슛 시도횟수가 줄고 페인트존 공략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G리그에서는 마이너스일지 모르겠지만 현재 KCC 상황과는 잘 맞는다.
사실 홀리스 제퍼슨이 점차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였을때만 해도 팬들 사이에서는 ‘재계약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골밑 플레이에서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시즌중 돌아오는 송교창(27‧201.3cm)과의 호흡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송교창과 이승현(31‧197cm)이 앞뒤에서 함께 해준다면 장점만을 뽑아서 쓰는 것도 가능할 듯 싶었다.
하물며 존슨은 홀리스 제퍼슨보다는 포스트에서 더 적극적인 선수이며 다음 시즌에는 송교창, 이승현에 더해 최준용(29‧200.2cm)까지 함께 뛴다. 상황에 따라서는 허웅(30‧185cm)이 포인트가드를 맡고 송교창, 최준용, 이승현, 존슨의 4포워드 시스템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송교창, 최준용은 신장대비 스피드가 좋은 편이며 이승현같은 경우 어지간한 외국인선수와도 일정 시간 몸싸움이 가능한 자원이다. 여기에 리바운드가 좋은 존슨 조합이라면 마냥 수비가 약하다고도 할 수 없다.
고등학교 시절 포인트가드로 뛰었던 경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존슨은 경기를 보는 시야나 패싱센스도 수준급이다. 송교창, 이승현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BQ가 좋은 선수들로 꼽히며 최준용은 어지간한 가드 이상의 리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허웅이 1번에 선다해도 부담을 느끼지않고 적극적으로 득점에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이다. 최근 몇시즌간 외국인 잔혹사에 울었던 KCC가 존슨으로 인해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사진=AP연합뉴스,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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