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로 식량 위기 해소할 자원 허공에 낭비"

김태훈 2023. 8. 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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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로 식량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자원을 허공에 낭비했다."

황준국 주(駐)유엔 대사가 굶주림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외면한 채 핵·미사일 개발에만 예산을 쏟아붓는 북한의 어리석음을 질타했다.

2022년 북한이 식량의 사적 거래를 금지하는 이른바 '신(新)양곡정책'을 도입한 사실을 소개한 황 대사는 "지난 20년간 국가 식량 배급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장마당 등 민간 시장에 식량을 의존했던 대다수 북한 주민의 굶주림이 더욱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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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국 駐유엔 대사, 안보리 토의에서 지적
"北 식량 위기는 정권의 잘못된 선택 때문"

“미사일 발사로 식량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자원을 허공에 낭비했다.”

황준국 주(駐)유엔 대사가 굶주림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외면한 채 핵·미사일 개발에만 예산을 쏟아붓는 북한의 어리석음을 질타했다. 식량 안보를 주제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통해서다. 8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미국은 식량 안보와 북한 인권 등을 핵심 의제로 삼을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황 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의 ‘분쟁에 의한 글로벌 식량 안보’ 토의에 참석했다. 그는 “최근 더 악화한 북한의 식량 위기는 북한 정권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라며 “북한이 지난 1년 반 동안 12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포함한 미사일 발사로 식량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자원을 허공에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는 주민들이 배불리 먹게 하는 것인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를 외면한 채 무력 강화에만 ‘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핵·미사일 개발로 강한 국방력을 갖춘들 그러는 사이 주민들이 전부 굶어죽으면 그게 대체 무슨 가치가 있느냐는 힐난이 깔려 있는 셈이다.

황 대사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구실로 국경을 봉쇄해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차단했다”고도 했다. 2022년 북한이 식량의 사적 거래를 금지하는 이른바 ‘신(新)양곡정책’을 도입한 사실을 소개한 황 대사는 “지난 20년간 국가 식량 배급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장마당 등 민간 시장에 식량을 의존했던 대다수 북한 주민의 굶주림이 더욱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 연합뉴스
그는 “식량의 전쟁 무기화를 규탄하는 미국 주도 공동성명에 한국이 동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한국의 지원 노력을 소개했다.

‘식량의 전쟁 무기화’란 러시아를 겨냥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최근 흑해에 면한 우크라이나 항구도시를 통한 곡물 수출을 막아 국제사회의 지탄을 사고 있다. 비옥한 농토를 가진 우크라이나는 밀 등 곡물을 대량 생산해 주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에게 수출해왔다.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곡물에 식량을 의존해 온 아프리카 국가들 입장에선 러시아의 이런 행태가 테러나 다름없다. 미국은 물론 교황청까지 나서 러시아의 곡물 수출 방해를 ‘범죄’라고 규정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곡물의 상당량이 아프리카가 아닌 다른 나라로 향하며 미국과 유럽의 이익을 위해 쓰였다”는 황당한 이유를 대면서 억지를 부리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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