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파리·잔불과의 사투…‘최악 산불’ 캐나다에 감동 준 긴급구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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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맣게 타 검은 재가 돼버린 나무들, 군데군데 불길이 남아있는 숲 사이로 대한민국 '산림청' 유니폼을 입은 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입니다.
구호대원으로 활동한 산림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불하고 캐나다 산불 규모가 다르다"며 "책에서만 보던 방식으로 불을 껐다"고 전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 대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캐나다가 사상 최악의 산불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한국이 긴급구호대를 파견해 모든 캐나다인이 감동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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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맣게 타 검은 재가 돼버린 나무들, 군데군데 불길이 남아있는 숲 사이로 대한민국 '산림청' 유니폼을 입은 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입니다.
다 타고 남은 잿더미 사이를 헤집으며 잔불이 남아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는 건 우리 '소방대원'입니다.
이들이 있는 곳은 캐나다 퀘벡주 르벨-슈흐-께비용(LSQ)의 산불 현장.
1990년, 산불 피해 기록이 확인된 이래 최악의 피해를 본 캐나다에 한국의 '캐나다 산불 진화 긴급구호대'가 파견된 겁니다.
지난달 2일 떠난 구호대는 한 달간의 진화 작업을 마치고 어제(2일)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 "좀처럼 꺼지지 않는 불, 늪지대, 해충 등 악조건"
긴급구호대를 총괄 지휘한 권기환 긴급구호대장은 산불 현장을 "좀처럼 꺼지지 않는 불과 늪지대, 해충이 득실거리는 어려운 작업 환경이었다"고 묘사했습니다.
구호대장의 설명처럼 LSQ 지역은 '블랙플라이'라 불리는 흡혈 파리가 있어, 대원들이 쓰고 있는 방재망을 뚫고 들어오거나, 옷으로 들어가 공격적으로 피를 빨았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겐 흔한 해충이었지만, 우리 대원들은 자칫하면 쇼크로 이어져 큰 피해가 있을 수 있던 위험한 상황.
현장에 있던 의료팀 관계자는 "한 달간 1천4백 건의 의료 지원을 했는데 그중 70%가 해충 피해였다"고 전했습니다.
■ 한국과 다른 산불 유형에 '난감'...미국·캐나다와 협업하며 적응
구호대원으로 활동한 산림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불하고 캐나다 산불 규모가 다르다"며 "책에서만 보던 방식으로 불을 껐다"고 전했습니다.
LSQ 지역의 산불 피해 면적은 지난달 말 기준 약 63만 ha(헥타르), 여의도의 약 1천4백 배에 달합니다.
한국의 산림 면적이 약 6백30만ha인 것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규모의 피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워낙 면적이 넓다 보니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 진화 등 직접 진화 방식을 적용할 수 없어, 캐나다는 주로 산불이 시설이나 민가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방어선을 구축하는 '간접 진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또 낙엽층과 유기층이 지표면 위에 두껍게 쌓여, 잔불을 진화하려면 땅을 파고 흙을 뒤엎어야 하는 등 한국보다 진화가 더딘 환경인 탓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불을 끄러 가기 위해 한 시간 반씩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만 하는 낯선 환경이었지만, 대원들은 미국·캐나다 대원들과 협업하며 적응해나갔습니다.
소방청 관계자는 "캐나다 측에서 각종 인력과 물자에 대한 지원을 해줬고, 미국은 ICS라 불리는 사고 현장 대응 체계 시스템을 가동했다"며 "그 체계 속에서 우리가 구성원이 돼서 3국이 함께 땀 흘렸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 트뤼도 총리 직접 방문..."모든 캐나다인이 감동"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긴급구호대가 출국하는 날, 우리 대원들이 탄 수송기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 대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캐나다가 사상 최악의 산불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한국이 긴급구호대를 파견해 모든 캐나다인이 감동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이번 산불로 캐나다에 구호대를 파견한 국가는 총 12개국,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구호대를 보냈습니다.
지역 주민들도 자신들을 위해 먼 곳에서 불을 끄러 온 대원들을 환영하면서 한글로 쓴 편지나, 음식을 가져다주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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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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