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범행 전날 마트서 흉기 구입… “피해망상에 따른 범행 추정”
총 14명이 다친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는 범행 전날 서현역 인근 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이 사건 피의자 최모씨(23)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병원에서 분열성 성격장애를 진단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별다른 범죄경력은 없었다.
경찰은 그가 1차 조사 과정에서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피해망상 등 정신적 질환에 따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 2점은 범행 하루 전 서현역 인근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중 피의자를 추가 조사해 범행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명확히 수사하겠다”면서 “조사를 마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 사건 이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내용의 ‘살인예고’ 게시물이 올라온 것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분당 사건 이후 인터넷에 올라온 살인예고 글 2건의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살인예고 글 중 1건은 분당 사건 직후인 3일 오후 6시40분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갔다. 이 글은 “8월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하겠다.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경찰도 죽이겠다. 나를 죽이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죽이겠다”는 내용이다.
글 게시자는 수인분당선 오리역을 범행 장소로 삼은 이유로 “전 여자친구가 그 근처에 살기 때문이다. 너가 아는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어”라고 적었다.
또 다른 1건은 같은 날 오후 7시9분쯤 게시됐다. 게시자는 흉기 사진을 첨부한 뒤 “서현역 금요일 한남(한국남자)들 20명 찌르러 간다”고 썼다.
경찰은 현재 살인예고글이 올라온 오리역과 서현역에 각각 기동대 1개 제대(25명 가량), 인근인 야탑역과 정자역에 각각 기동대 2개 팀(10명 가량)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또 모든 지구대·파출소의 순찰차량을 각 관내 다중밀집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거점 순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일 5시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는 ‘불상의 남성이 서현역 AK프라자에서 사람들을 찔렀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차량을 몰고 버스정류장 인근을 지나가던 시민들을 들이받은 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향했다. 이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같은 범행으로 14명이 다쳤으며 2명은 위중한 상태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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