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극적 동점포' 한 달만에 깨어났다, 홈런왕 레이스 다시 불 붙이나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패색이 짙던 경기가 박동원의 스윙 한 방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7연승 행진의 숨은 히어로다.
LG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7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정주현이었다. 12회말 2사 2, 3루에서 정주현은 양현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쳤으나 전력 질주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먼저 베이스를 터치했다. 키움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독 결과 원심은 바뀌지 않았다. 3루 주자 홍창기의 득점이 인정됐고, 정주현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개인 3번째 끝내기 순간이다.
하지만 이 선수가 없었다면 정주현의 끝내기도 없었다. 바로 박동원이다.
팀이 2-4로 끌려가 패색이 점점 짙어지던 9회말 선두타자 문보경이 키움 마무리 임창민과 풀 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사 1루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은 임창민의143㎞ 직구를 받아쳐 동점 투런포를 작렬했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알 수 있었던 큰 타구였다. 비거리는 120m.
7월 2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32일 만에 터진 박동원의 시즌 16호 홈런이다. 최주환(SSG)과 홈런 공동 3위가 됐다.
박동원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 나왔고, LG와 4년 총액 65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45억 원)에 계약했다.
4월 한 달간 타율 0.235 4홈런 10타점을 기록하던 박동원은 5월 불을 뿜었다. 한 달간 23경기에서 타율 0.333(75타수 25안타), 9홈런, 2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장타율이 무려 0.787에 달했다. 홈런과 타점, 장타율 모두 월간 1위였다.
그 결과 월간 MVP까지 수상했다. 2019년 9월 월간 MVP를 받은 카를로스 페게로 이후 첫 LG에서 배출한 월간 MVP였다.
이 때만 해도 포수 홈런왕을 향해 뚜벅뚜벅 향해 가고 있었다. 만약 박동원이 홈런왕에 오른다면 KBO리그 역대 3번째 포수 홈런왕이 된다. 역대 포수가 홈런 1위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이만수와 박경완 단 두명 뿐이었다. 또 다른 공격형 포수인 양의지(두산), 강민호(삼성)도 아직 홈런왕에 등극하지는 못했었다.
또 잠실 홈런왕이라는 타이틀도 있다. 마지막 잠실 홈런왕은 2018년 김재환(두산)이었다. 이후 잠실 홈런왕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내 홈런 페이스가 꺾였다. 6월에는 단 1개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타율은 0.264, 13타점을 올렸다. 손목 통증, 장염 증세 등을 겪으며 컨디션이 떨어진 영향도 있었다.
한 번 떨어진 몸상태는 좀처럼 올라오지 못했다. 7월에는 홈런 1개를 때려냈지만 타율은 0.167로 곤두박질쳤고, 8안타, 4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염경엽 감독은 체력 안배 차원에서 박동원을 일주일 풀타임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최근에는 더욱 휴식이 필요하다. 여기에 부진까지 겹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7월 30일 잠실 두산전을 쉬고 나온 박동원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그 결과 이날 동점 홈런으로 팀의 7연승을 이끌었다.
홈런 1위 노시환(한화, 21개)과는 5개 차이다. 2위 최정(SSG, 20개)와는 4개 차이. 몰아치기만 가능하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다시 포수 홈런왕을 향한 신호탄을 쐈다.
[박동원. 사진=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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