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하나금융이 채우지 못한 'CET1비율 13%'
13% 넘어야 주주환원정책 확대 방침
내년 말에야 가능할 듯…KDB생명 인수도 변수
금융권에서 하나금융에 주목하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인데요. 역대 최고 실적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던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CET1 비율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CET1비율은 주주환원 정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인데요. 금융주(株)의 가장 큰 매력이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인 만큼 CET1비율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CET1비율, 주주들에 중요한 이유
금융사의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BIS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 Common Equity Tier1) 등이 있습니다.
흔히 BIS비율에 가장 먼저 눈이 가는데요. BIS비율의 '분자'에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회계 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숫자들도 포함됩니다. BIS비율 개선을 위해 금융지주들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돈 쌓으라'는 금융당국…자본확충 나선 신한금융(7월14일)
반면 CET1비율은 총자본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보통주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본금과 이익 잉여금 등으로 구성된 보통주자본에 대한 비율인데요. 보통주자본(분자)을 위험가중자산(분모)으로 나눈 백분율입니다.
CET1비율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힙니다. 다시 말해 CET1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의 안전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특히 최근 금융지주들은 CET1비율을 주주환원 정책의 기준 지표로 삼기도 합니다. CET1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재정건전성을 갖췄다면 주주들에게 배당을 확대하라는 것이죠.
실제 하나금융은 올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CET1비율 관리 목표를 13~13.5%로 제시했는데요. CET1비율이 13~13.5% 구간이면 전년대비 증가한 자본비율의 50%에 해당하는 자본 주주환원, 13.5% 초과 시 초과 자본 주주환원 등이 골자입니다.
금융사들은 주가부양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는데요. CET1비율이 주주환원정책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시장에서 이 숫자에 관심을 갖는 것이죠.
13% 달성은 언제
올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 CET1비율은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12.8%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국내 금융지주들의 CET1비율은 13%를 웃돌았지만 올초부터 바젤Ⅲ '시장과 운영 리스크 부문 개편안'이 적용되면서 소폭 떨어졌죠.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할 때 신용과 시장, 운영 부분 리스크를 고려해 이전보다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하나금융도 다르지 않습니다. 2분기 CET1비율 하락과 관련해 바젤Ⅲ 도입과 함께 기업대출 자산 증대에 따른 신용 RWA(위험가중자산) 증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합니다.
하나금융은 CET1비율이 13%를 밑돈 만큼 당분간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분기 현금 배당만 실시하기로 했죠. 반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현금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소각도 결정했습니다. 하나금융지주 주주들로서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죠.
박종무 하나금융 상무(CFO)는 "CET1비율이 목표보다 조금 낮은데 연말 목표치는 13% 이상을 기록하는 것"이라며 "당장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없지만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방안에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CET1비율을 높이려면 순이익 증가 등을 통해 보통주자본을 늘리고 위험가중자산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그룹 전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죠.
이 같은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KDB생명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수 자금 활용(자본)뿐 아니라 위험가중자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죠. 다만 하나금융은 아직 인수가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KDB생명 인수가 CET1비율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분석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의 CET1비율 13% 달성 시점과 관련해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13%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요.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내년 말 정도는 돼야 13%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등은 2025년에나 이뤄질 수 있는 거죠.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별도의 M&A가 없다면 CET1비율은 올해 말 12.8%, 내년 말 13%로 추정한다"며 "연초 발표한 주주환원책을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은 2025년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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