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 구속…법원 “증거인멸 우려”

첫 번째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한 달 만에 구속
검찰, 수수금액 8억에서 19억으로 늘려 영장 재청구
구속기한 20일 내로 수사 마무리할 듯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71) 전 특별검사가 검찰의 2번째 영장 청구 끝에 구속됐다. 법원은 지난 6월 첫 번째 구속영장은 기각했지만 약 한 달 만에 구속영장에 대해 발부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밤 11시 30분께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11월께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이익 및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남욱 변호사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3억원이 약속된 200억원의 일부로 보고 있다.

검찰은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해당 3억원의 용처를 보강했고, 박 전 특검 딸이 받은 11억원을 약속된 50억 중 일부라 보고 청탁금지법 혐의도 추가했다. 당시 박 전 특검이 국정농단 특별검사로 공직자 신분이었던 만큼 해당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박 전 특검이 수수했다고 판단한 금액도 기존 8억원에서 19억원(3억+5억+11억)으로 늘어났다. 박 전 특검은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우리은행 여신 의향서 발급 청탁을 대가로 2015년 5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있다. 김씨로부터 5억원, 남욱 변호사로부터 3억원, 딸을 통해 11억원을 받은 혐의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사유는 크게 3가지다(제70조). 법원은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①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②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③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등의 사유가 있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하게 된다.

박 전 특검은 증거 인멸 과정에서 망치를 사용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부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전 특검은 이와 별개로 '가짜 수산업자'에게 포르쉐 렌터카를 제공받은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열린 첫 정식재판에서 박 전 특검 측은 “특별검사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향후 검찰은 박 전 특검에 대한 수사를 최대 구속 기한인 20일 내로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