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설레는 인생!

장은숙 극단새벽 배우·작가

"연극을 보는 내내 너무 설렜어요! 연극을 보는 것도 너무 좋고 제가 이 나이 먹고 연극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좋아요. 설레네요, 선생님" 필자가 진행하는 연극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알게 된 육십이 넘은 손 선생님이 극단에서 올린 '내 아버지'라는 연극을 보고 나서 부끄러운 듯 살며시 내민 말이다.

설렌다는 말을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본다. 그것도 연극을 하게 돼서 설렌다는 그 말이 내 마음에도 콕 꽂힌다. 설렘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떠서 두근거림.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만 움직임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설렌다. 연애할 때, 호감을 느끼고 만날 때의 미묘한 감정의 오고 감이 서로를 설레게 한다. 너무나 하고 싶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도 우린 설렌다. 사랑스런 아가의 방긋 웃는 웃음에서도 설렌다. 설레는 순간들은 의외로 많다. 그런데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우리를 설레게 하는 그 무언가를 찾았던 적이 있었던가?

인생이 설레지 않고 그냥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의 설렘도 없는 그런 날의 연속이라면 정말 슬프지 않을까.

내 삶을 설레는 인생으로 채운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저서 '프레임'으로 많은 대중에게 알려진 심리학자인 최인철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행복은 하루하루 잘 살거나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생활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열심히 해서 성취감을 느끼면 행복해합니다."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자신의 분야가 아닌 낯선 분야의 취미활동을 가지라고 했다. 실수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에 감동하고 설레기까지 하니 행복한 감정은 순간순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에 감탄할 줄 알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 뭔가를 보고 감동하고 감탄하는 감정을 느끼는 건 오로지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다. 예술과 행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예술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일수록 행복하고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사람들이 예술적 취미를 갖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예술에 대한 열린 마음과 예술가적 태도를 갖고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의 일상이 좀 더 설레고 행복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