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내 손안의 스마트폰 금융, 아는 만큼 쓸모있다

김명철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2023. 8. 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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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1시간 늦춘 핸드폰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나 아이들을 깨운다.

이제는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스마트폰으로 계좌 개설, 예·적금, 대출, 자동차보험, 펀드 등 많은 거래를 할 수 있다.

아무쪼록 스마트폰 금융이 금융소비자의 소득과 재산을 불리고 지키는 데 쓸모 있는 약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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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철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평소보다 1시간 늦춘 핸드폰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나 아이들을 깨운다. 부스스한 얼굴로 휴가지의 일기 예보를 확인하니 다행히 날씨가 화창하다. 집을 출발하면서 핸드폰으로 숙소까지 가는 길을 검색하고 최단 시간을 택한다. 뒷좌석을 돌아보니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게임을 하는지 핸드폰만 연신 들여다보고 있다. 어느 가정의 휴가 떠나는 첫날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이렇듯 핸드폰, 정확히는 스마트폰은 이제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가 되었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스마트폰 보유율은 93.4%이고, 특히 10대-50대는 100%에 가깝다. 스마트폰 보편화에 발맞춰 사회, 문화,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인의 삶은 매우 간편하고 편리해졌지만 과도한 사용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금융도 예외일 수는 없다. 이제는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스마트폰으로 계좌 개설, 예·적금, 대출, 자동차보험, 펀드 등 많은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편의성을 온전히 누리되, 보이스피싱 피해 등 내재한 위험을 간과해선 안되겠다.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주요사항을 꼭 확인하자. 스마트폰 거래의 특성상 개인별로 처한 상황이나 성향에 적합하게 맞춤형으로 설명받기 쉽지 않다. 그래서 원하지 않은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대출은 금리 및 변동여부, 상환금액, 중도상환수수료, 보험은 보험료, 보장범위, 보험금 지급제한사유 등이다. 만약 금융상품 가입 후 약관을 읽어 보니 원하던 상품이 아니거나 마음이 바뀌었다면 청약철회를 고려해 보자. 청약철회권은 계약을 철회하고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로, 대출은 계약체결일 등으로부터 14일, 보험은 보험증권 수령일로부터 15일과 청약일로부터 30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탐색비용을 낮추기 위해 금융플랫폼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금융플랫폼은 여러 금융회사의 상품을 한눈에 조회하여 비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대출받고자 일일이 여러 금융회사에 문의하는 등 발품을 팔지 않아도 조회한 금융회사의 대출한도와 금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중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선택하면 된다. 최근 조회·비교 서비스의 범위가 신용대출 갈아타기, 정기 예·적금 가입 등까지 확대되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기를 권한다.

무엇보다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유의하자. 해외 결제, 청첩장·돌잔치 초대, 택배 알림 등을 가장한 사기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발신자가 분명하지 않은 문자메시지나 SNS알림에 포함된 링크(밑줄이 그어진 URL 주소)를 절대로 누르지 말자. 링크를 누르면 사기범이 원격 조정 악성 앱을 심어놓고 개인정보를 빼내어 예금을 찾거나 대출을 받아 편취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에 신분증, 신용카드 등을 저장하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상품 설명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시행하고, 생체인증 활성화를 유도하는 등 편리하고 보다 안전한 디지털 금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은 금융소비자가 자신의 의지로 금융지식과 정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금융사기에 대해 경각심을 갖을 때 비로소 그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옛말에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라고 했다. 아무쪼록 스마트폰 금융이 금융소비자의 소득과 재산을 불리고 지키는 데 쓸모 있는 약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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