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발길질에 멍투성이...담임교사, 학부모 상대로 소송

[사진 출처 = SBS 보도화면 갈무리]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특수반에 소속된 아이의 폭력 행위를 부모에게 지속적으로 알렸으나 가정에서 제대로 훈육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 A씨는 최근 서울남부지법에 자신을 폭행한 6학년 학생 B군의 부모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B군은 지난 6월 30일 교실에서 A씨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얼굴과 몸을 중심으로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B군은 키가 160㎝ 이상이고 몸무게가 70~80㎏이라 A씨가 저항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은 정서·행동장애 학생으로 특수반 수업을 듣고 있었다. A씨는 상담 수업 대신 체육 수업을 가고 싶다는 B군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갈등을 빚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단순히 한 번의 폭행으로 소송을 제기한 건 아니다”라며 “3월에도 두 차례 폭행이 있었으나 학부모에게 사과도 받지 못했고, 이후에도 폭언과 욕설이 이어지다가 결국 6월 폭행까지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폭력을 행할 때마다 부모에 전달했으나 아이의 행동을 훈육해 개선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고 방치할 뿐이었다”며 “부모가 학생에 대한 감독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초등학교는 지난달 19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B군의 폭행 행위를 교육 활동 침해로 판단했다. 그리고 B군에게 전학과 12시간의 특별교육 처분을 결정했다. B군의 부모에 대해서도 5시간의 특별교육을 받도록 하는 처분을 의결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학교와 시·도 교육청이 함께 연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침해한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 7가지 처분을 할 수 있다. 다만 초·중학교는 의무교육 과정이어서 사실상 퇴학은 불가능해, 초·중학생에게는 전학이 가장 무거운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