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선택이 아닌 필수, 세계 흐름 보조 아닌 선도해야"[인터뷰]

황보준엽 기자 2023. 8.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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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인터뷰
"정부와 기업 차원 노력 중요, 노력 없인 정착 한계"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7.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ESG의 사회, 경제 전반의 확산은 일시적인 이슈가 아닌 기업, 산업 더 나아가 국가 차원의 현재와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요건이다."

지난달 25일 서울시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뉴스1과 만난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건설산업에서 ESG 확산의 영향은 다른 어느 산업보다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터뷰 내내 ESG 경영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젠 건설업이 단순히 건축 등에 국한되지 않고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데다, 새로운 경쟁요소가 되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이유에서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이런 요인들을 고려한 경영을 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충재 원장은 ESG 연구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 3개월 만에 건설 ESG경영 테스크 포스를 출범시켰으며, 올해부터는 ESG 경영 확산 전략을 제시하는 CERIK ESG 인사이트를 발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가이드라인도 만들 예정이다. 세계 흐름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도를 하겠다는 게 이 원장의 목표다. 이 원장은 "전문가 의견을 듣고 취합하는 과정에 있다"며 "보조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도를 하자는 것이다.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 차원의 노력에 대한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정부는 국내외의 ESG 논의와 제도화 동향에 발맞춰 ESG 촉진을 위한 법, 제도 정비와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하기 위한 중장기적 실행전략 수립 및 시행을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에는 'ESG 경영의 내재화'를 촉구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7.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건설사고 '나 하나쯤' 인식이 원인…"실현 가능 대책 마련해야"

그는 최근 발생한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 등에 대해선 쓴소리를 뱉으면서도 지금은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원칙을 무시하고 '나 하나쯤이야, 이번만이야'의 마음이 실제 일어나서는 안 되는 붕괴사고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건설사고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업 참여자 모두의 기본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구조기술사 등 고급 기술자의 역할, 설계자와 시공자의 역할, 현장(현장대리인과 품질관리자, 참여기술자, 기능인력)에서의 역할(의무와 권한)의 명확화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실현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부실시공 신고‧포상제도의 강화 △주요 구조체별 설계‧시공‧감리자가 효율적으로 검토‧활용할 수 있는 각종 검측 리스트 등 표준 가이드라인 제공 △기술자와 기능인력 역량 향상을 위한 계속 교육 체계 정비 등도 제시했다.

노후시설 관리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정자교 붕괴사고를 예시로 들며 ”시설물의 노후화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을 저해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적기의 인프라 투자를 통한 국민의 안전과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분절된 인프라 거버넌스 체계(관리 부처별 흩어져 있는 인프라 주체)의 통합도 촉구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7.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4차 산업혁명 기술' 건설산업 낮은 생산성 해결할 방안

건설산업의 고질적인 '낮은 생산성'을 해결할 방안으로는 △탈현장 △스마트 기술 △디지털화 전환 등을 꼽았다.

이 원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우리 건설생산시스템의 자동화, 디지털화, 탈현장화로 요약되는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오고, 건설 생산체계와 생태계를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구원에서는 이러한 요인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개별 연구를 수행함과 더불어 과거와는 달라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고민하는 미래지향적 관점의 건설산업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급격한 공사비 인상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공사비 책정이 이뤄지지 않게 되면 건설안전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부가 인위적인 개입을 하기보다는 시장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사람들의 생각하는 수준에 가격이 맞춰지고 안정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자들이 수요량을 제대로 예측해서 자재를 생산하고, 적정 공사비로 공사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예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해외 건설사업의 경우 프로젝트 수주에서 시장 수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원장은 "프로젝트 단위 수주 전략(Product Level Strategy)은 양적 성장, 투자중심, 기술모방을 기반으로 한 전략으로 과거 해외건설 성장기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수주 전략(Market Level Strategy)은 프로젝트 산업 환경분석을 통해 수주 사업의 종류를 결정하고, 활용 가능한 국가 단위의 자원과 지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결합할지를 결정하는 체계로 프로젝트 단위 전략과는 수준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용문고등학교 △인하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단국대 대학원 도시계획 및 부동산학 박사 △국토해양부 부동산산업과 과장 △국토해양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 단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 △現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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