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수’로 흥행 사냥 나선 류승완 감독

이승미 기자 2023. 8. 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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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1만 관객을 홀린 '베테랑'부터 감염증 사태로 인한 극장가 최악의 시기인 2021년에도 361만 관객을 모아 한국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모가디슈'까지, 오락 액션영화의 '미다스손'이라 불리는 류승완(49) 감독이 '밀수'(제작 외유내강)로 다시 한번 흥행 사냥에 나섰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류 감독은 "학교를 빼먹고 극장에서 장국영의 '아비정전'을 봤던 고등학교 시절 어느 여름날을 잊을 수 없다. 영화 속 열대의 열기가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계절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라며 "시원한 바다에서 펼쳐지는 '밀수'는 반드시 올여름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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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다 풍덩, ‘밀수’는 극장서 봐야 제맛”
김혜수·염정아 투톱 오랜 꿈 이뤄
조인성 한 컷 한 컷 밀도있게 촬영
OTT? 나는 극장용 영화 외길인생
류승완 감독. 스포츠동아DB
1241만 관객을 홀린 ‘베테랑’부터 감염증 사태로 인한 극장가 최악의 시기인 2021년에도 361만 관객을 모아 한국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모가디슈’까지, 오락 액션영화의 ‘미다스손’이라 불리는 류승완(49) 감독이 ‘밀수’(제작 외유내강)로 다시 한번 흥행 사냥에 나섰다.

1970년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밀수 범죄에 뛰어든 해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지난달 26일 개봉해 7일 만에 25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닻을 올렸다. 2일 개봉한 ‘더 문’, ‘비공식작전’ 등의 공세에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굳건히 지켰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류 감독은 “학교를 빼먹고 극장에서 장국영의 ‘아비정전’을 봤던 고등학교 시절 어느 여름날을 잊을 수 없다. 영화 속 열대의 열기가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계절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라며 “시원한 바다에서 펼쳐지는 ‘밀수’는 반드시 올여름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라고 말했다.

○“조인성은 인생의 벗”

배우 김혜수와 염정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류 감독은 “오랜 꿈을 이뤘다”며 기뻐했다. 염정아의 연기 데뷔작인 1991 년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을 봤을 때부터 줄곧 “시네마틱한 얼굴을 가진 배우”라고 믿었다고 했다. 또 연출부 시절 현장에서 모니터로 바라봤던 김혜수의 얼굴도 잊을 수 없었다며 “클로즈업만으로도 흐렸던 모니터가 밝아지더라”고 돌이켰다.

“두 분의 연기는 ‘음양의 조화’가 훌륭했어요. 김혜수 선배가 뜨겁고 공격적인 연기를 펼쳤다면 염정아 선배는 차갑고 단단한 ‘쿨톤’ 연기를 보여줬죠. 두 사람이 같은 톤의 연기를 했다면 이런 시너지를 내지 못했을 거예요.”

극중 전국구 밀수왕을 연기한 조인성과는 ‘모가디슈’에 이어 연달아 호흡했다. 극중 류 감독이 작정하고 찍은 듯한 조인성의 얼굴 클로즈업과 멋진 액션 등이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그 잘생긴 얼굴을 ‘모가디슈’서 너무 망가트려서 좀 미안했거든요. 하하! 무엇보다 제가 조인성을 너무 좋아해요. 그 사람에게 흠뻑 빠졌죠. 크지 않은 역할인데 기꺼이 출연해 준 것도 너무 고마워서 한 컷 한 컷 최대한 밀도 있게 찍으려 했어요.”

○“극장용 영화 절대 포기 못 해”

극중 가족까지 동원해 밀수 범죄에 가담하게 된 염정아의 아버지(최종원)는 이런 말을 한다. “먹고 살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는 최근 류 감독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을 담아낸 대사다.

“특히 촬영장에서 나오는 엄청난 쓰레기를 보면 생각이 많아져요. 그래서 저희 팀은 현장 밥차 식사 때도 일회용 접시 대신 각자 식판을 사용했어요. 특수효과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지, 영화로 먹고살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해나 싶어 괴롭습니다. 답은 모르겠어요. 하지만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죠.”

류 감독은 “일할 땐 영화 찍고 쉴 땐 영화 보는, 취미도 특기도 모두 영화인 사람”이라는 절친 조인성의 말처럼 ‘천생 영화인’이다. 많은 영화감독이 OTT 영화나 드라마 연출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극장용 영화’ 연출 외길을 가고 있다.

“OTT 제안도 받았었죠. 최소 2주간은 극장 상영을 해 달라고 했는데 그 뒤로 연락이 없더라고요. 전 여전히 극장을 너무나 사랑해요. 제 모든 영화는 극장 상영을 전제로 만들고요. 제 인생의 즐거움이에요. 그런 걸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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