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이재명 발등 찍고, 950만 노인 저격한 김은경, 내년 총선 재뿌렸다

은현탁 기자 2023. 8. 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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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민주당 혁신위. 사진=연합뉴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흙탕물을 튀기고 말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950만 노인들의 역린을 건드려버렸습니다. 김 위원장이 뒤늦게 노인회를 찾아가 사과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민주당 인사들의 노인 폄하 발언을 소환하고,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당 현대판 고려장이라며 비판

"둘째 아이가 스물두 살 된 지 얼마 안 된 아이인데, 중학생 때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라고 질문을 했다. 자기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부터 남은 평균 기대 수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남은 기대 수명까지 해서 비례적으로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말은 되게 합리적이죠."

김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한 문제의 발언입니다. 청년과 노인의 투표권 경중을 달리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얘기인데 한마디로 망발, 몰상식 그 자체입니다. 1인 1표와 '표의 등가성'을 부정하고, 노인 인권과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는 언행이 아닐 수 없어요.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현대판 고려장", "어르신 폄하 DNA", "천벌 받을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양이원영 의원이 노인 폄하 발언에 동조하면서 기름을 부었고, 민주당 혁신위도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일을 더 키웠습니다. 김 위원장이 사태 4일 만인 지난 3일 마지못해 노인회를 찾아가 사과했으니 진정성도 의심됩니다. 이 자리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김 위원장의 사진을 때리며 "정신 차려라"고 호통쳤는데 노인들의 분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김 혁신위원장의 설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먼저 지난 6월 1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돈봉투 사건이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죠. 지난달 16일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분열은 혁신 대상이다"고 말해 오히려 계파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이후 4일 뒤인 지난달 20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는 전날 초선 의원들과 회동에 대해 "그들(코로나를 겪었던 학생)이 학력 저하가 심각했는데, 초선이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더라. 그래서 소통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은 4번째 설화인 셈입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은 이재명 대표에게도 악재입니다. 혁신위가 혁신은커명 자꾸 구설수에 오르면서 오히려 혁신 대상이 되고 있죠. 아무 성과없이 잡음만 일으키고 끝난다면 이 대표 체제도 크게 흔들릴 수 있죠.

민주당 지지율은 이미 70세 이상에서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10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지난 조사보다 2%p 오른 32%, 민주당이 23%로 나타났습니다. '노인 폄하' 발언 논란으로 70세 이상 연령층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2주 전 17%에서 6%p 하락한 11%를 기록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혁신위원장 사진 때리는 노인회장.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의 노인 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지난 17대 총선 직전 노인폄하 발언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죠. 이번에도 내년 총선이 8개월여 남았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역대 민주당의 노인 폄하 발언을 정리했습니다.

①정동영 노인 폄하 발언=2004년 4월 15일 치른 17대 총선은 노무현 탄핵 역풍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약진으로 요약되는 선거였죠. 당시 열린우리당은 탄핵 반사이익으로 200석을 확보할 것으로 점쳤지만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발언으로 막판 대접전으로 몰고 갔습니다.

정 의장은 총선 투표일을 19일 앞둔 2004년 3월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투표일에)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선거판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선거 결과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어 1당이 됐지만 정 의장 발언으로 하루에 5석씩 날아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한나라당은 최악의 경우 50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며 엄살을 떨었는데 121석을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정 의장의 발언이 결정타가 됐고, 노풍이 탄핵 역풍을 누그러트렸습니다. 열린우리당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정당지지도는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을 두 배 이상 격차로 따돌리고 있었는데 선거 직전인 4월 12일에는 32.5%대 26.5%로 좁혀졌다고 합니다.

②유시민 전 의원 발언=2004년 11월 유시민 전 의원도 노인 폄하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유 전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 중앙대학교 특강에서 "50대에 접어들게 되면 죽어나가는 뇌세포가 새로 생기는 뇌세포보다 많다. 사람이 멍청해진다"며 "개인적인 원칙 중 하나가 가능하면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고 말했죠. 유 전 의원은 "65세가 넘으면 때려죽여도 책임 있는 자리는 가지 말자. 이게 내 소신 중에 하나"라고 언급했습니다.

③조국 전 법무부 장관=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4일 앞둔 10월 22일 노인을 폄하하는 내용의 트위터 댓글을 달았다가 공분을 샀습니다. 그는 한 트위터 이용자가 "서울 노친네들 설득하기 힘드네요. 그래서 아부지랑 엄니한테 (투표 못하게) 25일부터 27일까지 수안보 온천 예약해 드렸습니다"라고 쓴 글에 "진짜 효자!!!"라는 댓글을 올렸습니다.

노인 폄하 논란이 일자 조 교수는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대신 "효자 칭찬받으시겠군요. 다수의 개념 어르신은 10번(박 후보) 찍습니다"는 글로 교체했다. 또한 "내가 노인분들 투표 못하게 하라고 했다고요? 그러면 안 되죠. 박 후보의 노인정책 알려드리고 10번 찍으라고 해야죠"란 글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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