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조소현 첫 선제골…'세계 2위' 독일 첫 탈락

이규원 2023. 8. 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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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 여자월드컵 독일과 1-1 무승부…16강은 동반 탈락
콜롬비아·모로코, 16강 진출…독일은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서 탈락
한국의 조소현이 대회 첫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브리즈번=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우리의 강점, 역량을 최대한 펼칠 것이라 말씀드린 바 있다. 위험한 순간이 많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굉장히 잘 싸워줬다"(콜린 벨 감독)

"볼을 잡았을 때 아무도 없어서 일단은 해 보자고 생각했다. 골키퍼와 바로 마주하는 타이밍이 있어서 편하게 넣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찼다. 1차전부터 진작 이렇게 뛰었다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선제골 조소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앞에 두 경기도 오늘처럼 했으면 어땠을지 아쉽다" (지소연)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한 한국(FIFA 랭킹 17위)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계 랭킹 2위 독일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콜롬비아와 모로코에 패하며 1무 2패, 조 최하위에 머문 한국은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은 실패했다. 하지만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힌 최강 독일과 비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또 2015년 대회 프랑스와 16강전부터 이어진 여자 월드컵 본선 6연패 사슬을 끊었다. 한국의 여자 월드컵 본선 통산 전적은 1승 2무 10패가 됐다.

우리나라는 전반 6분 조소현(무소속)이 이영주(마드리드 CFF)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먼저 한 골을 넣었다.

그러나 전반 42분 독일 알렉산드라 포프에게 헤딩 슛을 얻어맞고 1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H조에서는 콜롬비아와 모로코(이상 2승 1패)가 조 1, 2위로 16강에 올랐다. 독일은 이 대회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조소현의 골에 힘입어 강팀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둔 선수들이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브리즈번=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이날 독일을 5골 이상 차이로 물리치고, 같은 시간 열리는 콜롬비아-모로코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벨 감독은 이날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기용했고 최유리(현대제철), 지소연(수원FC), 조소현, 천가람(화천 KSPO)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또 이영주가 중원을 맡고, 수비는 장슬기(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 김혜리(현대제철), 추효주(수원FC)가 늘어섰으며 골키퍼는 김정미(현대제철)가 선발로 나왔다.

페어는 16세 35일에 선발로 나와 한국 축구 사상 남녀를 통틀어 월드컵 본선 최연소 선발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박은선(서울시청)의 2003년 대회 브라질전으로 16세 221일이었다. 남자는 고종수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 기록한 19세 226일이다.

16강 진출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한 경기였으나, 마음을 비우고 그라운드에 나선 것이 오히려 우리 선수들의 좋은 경기력을 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1, 2차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던 우리나라는 전반 6분 조소현의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영주가 페널티 지역 정면의 조소현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고, 조소현이 상대 골키퍼와 거의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한국이 여자 월드컵 본선 13번째 경기에서 처음 넣은 선제골이 됐다.

조소현은 2015년 스페인과 조별리그 3차전에 이어 월드컵 본선에서 개인 통산 2호 골을 넣었다.

한국이 역대 여자 월드컵 본선에서 올린 득점이 총 7골인데 그중 2골을 조소현이 넣었다. 한국 선수가 여자 월드컵 본선에서 통산 2골을 넣은 것은 조소현이 최초다.

한국 남녀를 통틀어 월드컵 본선 최고령 득점 기록이기도 하다. 조소현은 35세 40일에 골을 넣어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와 경기에서 황선홍이 넣은 33세 325일 기록을 경신했다.

독일과의 경기에서 지소연이 중거리슛을 날리고 있다.(브리즈번=연합뉴스) 

그러나 독일은 전반 42분에 스베냐 후트가 올려준 공을 포프가 훌쩍 솟아오르며 머리로 받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우리나라는 이날 공격 점유율에서 27% 대 54%(경합 19%)로 2배 정도 밀렸고, 슈팅 수도 6-13으로 열세였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선전한 끝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같은 시간에 열린 경기에서 모로코가 콜롬비아를 1-0으로 꺾고 두 팀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모로코는 사상 처음 밟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6강 진출까지 이뤘다.

조 1위 콜롬비아는 F조 2위 자메이카, 조 2위가 된 모로코는 F조 1위 프랑스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번 대회 16강 대진은 스위스-스페인, 네덜란드-남아공, 일본-노르웨이, 스웨덴-미국, 호주-덴마크, 프랑스-모로코, 잉글랜드-나이지리아, 콜롬비아-자메이카 경기로 열리게 됐다.

16강은 5일부터 경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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