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폭염으로 들끓는 잼버리, 집단감염 우려는 없나

강승지 기자 2023. 8.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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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온열질환자 속출…해외 유입 감염병 집단감염 촉각
日 잼버리 수막구균 집단감염…당국, 감염병 9종 집중관리
전북소방본부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기간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관리에 힘쓰고 있다. 영지 내 문을 연 잼버리소방서에서는 화재 진압과 풍수해 대비, 폭염 구급 업무 등을 맡는다. 023.8.2/뉴스1 ⓒ News1 강교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 세계 158개국 4만30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펄펄 끓는 8월 폭염에 비상이 걸렸다.

연일 속출하는 온열질환도 문제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데다 다양한 국가에서 온 수만명의 청소년이 열흘간 공동 취사와 합숙을 하기 때문에 감염병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8년 전인 2015년 일본 잼버리에서는 수막구균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적 있어 면밀한 감염병 대책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 호남권질병대응센터는 4일 뉴스1에 "대회 전부터 계절·지역 특성과 참가국을 고려해 감염병 위험평가를 했다"면서 "감염병 대비·대응 종합계획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대회 기간 발생 가능성과 대회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 '집중관리 대상 감염병'을 총 9종 선정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남화영 소방청장이 29일 오후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를 앞두고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 위치한 잼버리소방상황실을 찾아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있다.(소방청 제공)2023.7.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크게 신종 및 해외유입 감염병과 국내발생 주요 감염병으로 나뉘고, 국내발생 감염병 중에 모기·진드기 매개감염병이 포함됐다. 코로나19는 잼버리 개최와 상관없이 계속 대응하고 있는 감염병이라 관리대상 감염병에는 포함하지 않았으나, 계속 관리하기로 했다.

1급 감염병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성출혈열, 그리고 △홍역(해외유입 사례) 및 국내발생 주요 감염병인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A형 간염 △장관감염증 △레지오넬라증 △쓰쓰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추렸다.

세부 전략은 다른데 공통적으로 의심 증상 발생 시 신고·대응 절차와 연락 체계를 구축했고 감염병 예방의 기본인 손 씻기·기침 예절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시설·물 사용 환경과 식·음료 안전도 점검 중이다.

센터는 영지 내 긴급 출동 지휘 차량을 배치하고 현장대응팀을 파견해 감염병 발생 즉시 대응할 수 있게 24시간 대응체계를 갖췄다. 국립검역소와 하수 감시로 해외 유입 감염병을 집중 감시 중이고,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과 감염병 진단체계를 구축했다.

방역 당국이 총력 대응할 수밖에 없는 데는 2015년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 잼버리에 영국 및 스웨덴 참가자 6명에게 수막구균 집단감염으로 인한 침습성 뇌수막염이 발생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균주는 영국에서 2009년부터 증가했고 일본에서 거의 보고되지 않았었다.

일본의 균 보균율은 0.4%로 다른 국가보다 낮았는데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환자나 건강한 보균자의 코나 입의 점액에 있던 수막구균은 작은 수포 또는 직접 접촉으로 사람에게 전파된다. 기숙사 등 단체생활에서 수막구균으로 인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수막구균 감염증은 2급 법정 감염병으로 뇌수막염, 패혈증 같은 중증 질환은 물론 24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어린이와 젊은 성인의 5~15%에서 코와 목에 수막구균을 갖고 있다.

2017~2019년 국내 수막구균 감염증 환자 수는 연간 14~17명이었고 코로나19 유행 기간 연간 2~3명으로 줄었으나 올 상반기 6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10만명당 0.5~4명 발생하는 선진국 발생률로 추정하면 적어도 매년 국내 250~2000명 발생이 예상된다.

많은 병원에서 배양만으로 진단하며, 검체 채취 전 항생제가 투여돼 실제 규모보다 적게 보고되는 것으로 보인다.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은 열과 오한이 나타나는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진단이 어렵고 진행이 빠르다.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나 치사율이 10%에 달하고, 적절한 치료를 못 받을 경우 뇌 손상, 청력 손실, 영구 장애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으므로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최선이다. 접종 후 7~10일 안에 항체가 형성되므로 집단생활 혹은 출국 이전에 접종받아야 한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도 한국 입국 4주 전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할 것을 지난 6월 권고했고, 호남권질병대응센터도 환자 발생 시 대응 계획을 보유 중이다. 질병청이 개정한 지침을 보면 신입 훈련병, 아프리카 수막염 벨트 여행자 및 기숙사 거주 신입생 등이 백신 접종 대상으로 고려된다.

조대선 전북대학교 어린이병원 원장은 "잼버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를 소망하며, 그 바탕에는 안전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잼버리에 참여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은 물론 예방접종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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