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량을 줄여야"…흐르는 세월 체감하는 고진영, 변화 모색한다

권혁준 기자 2023. 8.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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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니까 얼굴에 베개 자국도 잘 안 없어져요."

여자 골프 세계랭킹 2위 고진영(28·솔레어)이 이렇게 말하며 웃어보였다.

고진영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완벽한 반등을 일궜다.

고진영은 "퍼팅 감각은 오히려 지금이 가장 좋은 상태"라면서 "'대운'이라는 게 있지 않나. 잘 될 때는 뭘 해도 잘 되고, 안 될 때는 '돌'하나에 다 틀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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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2승 이후 부침…"더 잘하려고 지나친 연습 독 된듯"
"근육량·지방량 등 꾸준히 체크…휴식의 중요함 느껴"
고진영(28·솔레어). ⓒ AFP=뉴스1

(제주=뉴스1) 권혁준 기자 = "나이 드니까 얼굴에 베개 자국도 잘 안 없어져요."

여자 골프 세계랭킹 2위 고진영(28·솔레어)이 이렇게 말하며 웃어보였다.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였지만 어느덧 30대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몸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음을 빗댄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고진영 스스로 골프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모색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계기이기도 했다.

고진영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완벽한 반등을 일궜다. 지난해 하반기 손목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와 예전과 다르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 5월 파운더스컵 우승 이후로는 성적에 다소 부침을 겪기도 했다. US 여자 오픈에서 컷 탈락한 것을 비롯해 5차례의 대회에서 '톱10'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고진영은 '페이스가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진영은 "5월에 2승을 거두고나서 연습을 너무 많이 한 것이 오히려 부작용으로 나타난 것 같다"면서 "우승 후 2주의 휴식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하루 정도만 쉬고 거의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습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고진영이 3일 제주 블랙스톤 제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0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8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그는 "너무 많은 훈련도 독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게 골프다. 그래서 매력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세월의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고도 했다.

고진영은 "LPGA투어의 다른 선수들은 선수 하나에 5~6명이 달라붙어서 식단관리부터 모든 것을 관리한다"면서 "예전에는 그런 게 굳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30대를 앞둔 상황에서는 몸이 다른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충분한 웜업 없이도 스윙이 잘 됐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피로 회복도 예전만큼 빠르지 않다"면서 "그래서 요즘엔 근육량과 지방량, 식단 관리 등을 꾸준히 해주고 있다. 예전에 무관심했던 부분들이다"라고 덧붙였다.

LPGA투어 무대를 제패하고 세계랭킹 1위까지. 이미 많은 것을 이뤘지만 고진영은 여전히 '잘하고픈' 욕심이 있다.

고진영은 "만족이 끝이 없는 것 같다"면서 "계속 더 나아지려고 하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고진영(28·솔레어). ⓒ AFP=뉴스1

세월의 변화를 체감하며 달라진 몸에 운동 패턴을 다르게 가져가는 것 역시, '더 잘하고픈' 간절함 때문이다.

고진영은 "주변에서도 미련하게 연습을 많이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예전부터 많이 들었다"면서 "그때는 귀담아듣지 않았는데 연차가 쌓일수록 충분한 휴식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2번의 우승 이후 다소 주춤하고 있는 성적에 대해서도 일단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고진영은 "퍼팅 감각은 오히려 지금이 가장 좋은 상태"라면서 "'대운'이라는 게 있지 않나. 잘 될 때는 뭘 해도 잘 되고, 안 될 때는 '돌'하나에 다 틀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지나갈 일이라고 생각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좋은 성적과 함께 또 다른 전성기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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