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이동하는 숙박업소(?)[이제학의 힐링카페]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 2023. 8.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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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숙박업소!’

아내는 내가 운전하는 차만 타면 잔다. 곤히 잠들 때는 코까지 골면서 잔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다.

멀쩡한 침대에서도 그렇게 꿀잠을 못 자는데 어쩌면 저렇게 금방 잠이 들고 그것도 고속도로에서는 한정 없이 잘 잔다. 왜 그럴까? 내가 운전을 편안하게 잘 해서 그런 걸까?

알아본 바로는 차가 유발하는 진동 때문이란다. ‘백색 소음’이라고 한다. 백색 소음은 우리 신경을 거스르는 ‘컬러 소음’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넓은 주파수 대역에 고루 파장이 걸쳐 있는 걸 말한다. 무지개의 일곱 빛깔을 모두 합하면 투명해 보이는 데 빗대 지은 이름이다. 빗소리, 폭포수 소리, 파도 소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학 힐링산업협회장



차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위아래로 잔잔한 진동을 유발한다. 실제로 일본철도기술연구소에서 지하철 진동수를 측정한 결과 2Hz 정도였다. 이렇게 일정하고 단조로운 진동은 사람이 잠들기 쉽게 한다. 마치 아이를 재울 때 천천히 흔들어주면 더 빨리 잠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잠(수면)은 피로가 누적된 뇌의 활동을 주기적으로 회복하는 생리적인 의식상실 상태다. 외관적으로 주위의 환경에 대하여 반응하지 않게 되며, 감각이나 반사기능이 저하된 경우다. 과학적으로 수면의 상태를 판단하는 경우는 수면 상태에서 관찰되는 일정한 뇌파(腦波)를 통해서 구분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을 로봇이 알아서 척척해준다. 4차 산업혁명은 뇌 과학의 발전에서 비롯된 혁명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뇌 과학 연구 없이 가능하지 않으며, 로봇과 빅 데이터 또한 뇌 과학이 기원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과학 덕분에 절약된 시간에 가치 있는 일을 한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생산적이고 보람찰까?

하지만 사람들은 항상 시간에 쫒기고 피로를 호소한다.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피곤하다고 하소연한다. 그 원인이 육체의 피로가 아닌 ‘뇌 피로’때문이라는 것이 최근 뇌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뇌 피로는 육체적 피로 회복과는 차원이 다른 과학적인 휴식이 필요하다.

특히 정신노동을 하는 이들이 호소하는 피로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말 그대로 정신적인 피로를 말하는데, 이는 몸이 쉰다고 회복되는 간단한 피로가 아니다. 우리가 느끼는 피로는 몸이 아니라 교감신경 혹사로 인한 뇌의 피로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몸을 쓰는 일보다 정신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뇌 피로를 유념해야 한다.

수면보다 뇌의 피로에 좋은 명약은 없다고 말한다. 뇌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얼마나 자야 할까? 최소한 하루 6시간은 자야 한다는 것이 수면학자들의 권고다. 무조건 수면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첫 잠 90분’이 중요하며, 잠을 줄이는 한이 있어도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뇌 피로 회복에 더 좋다.

밤 11시 전 취침, 6시 전 기상, 점심 후 낮잠 20분이 답이다. 성장 호르몬이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는 것은 상식이고 잘 자는 사람이 미인이란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소위 ‘내적 미(inner beauty)의 진수로 알려진 것이 바로 성장 호르몬이다.

수면은 체온이 떨어지면서 찾아오며, 그 낙폭이 클수록 잠이 잘 온다. 따라서 ‘잠들기 90분 전 41도 탕에서 10분 반신욕’을 하는 것도 숙면에 좋다. 더러 주변에 잠을 잘 못 자 수면제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수면제는 10여 분 일찍 잠들고, 수면 시간을 10여 분 늘리는 효과밖에 없다고 한다. 기껏해야 플라시보 효과밖에 없다는 뜻이다.

보통 사람은 잠자리에 누워 잠들기까지 약 20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아침에 중요한 미팅이 있는 경우 잠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불안에 떨면서 밤을 지새우게 된다. 허나 이럴 때는 맘 편이 차라리 가만히 누워 있으면 된다. 이것만으로도 70%의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 새들이 잠을 잘 때 나뭇가지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유가 이렇게 가수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란다.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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