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왕 빌애크먼 "美30년물 5.5% 간다…강한 숏세일"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8. 4.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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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애크먼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3일차에 주식시장은 약보합세를, 채권시장은 장기물 수익률이 급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미국 신용에 대한 지적은 실제로 증시에 큰 악영향을 미치진 못했지만 재정부채가 줄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는 장기채 금리가 압박을 느끼면서 지난해 말 이후 다시 수익률이 치솟은 것이다.

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66.63포인트(0.19%) 하락한 35,215.89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1.5포인트(0.25%) 내린 4,501.89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13.73포인트(0.1%) 하락해 지수는 13,959.72에 마쳤다.

월가는 과매수 구간에서 차익실현세가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명분을 얻었다고 해석한다. 등급하향이라는 변수가 있기 전까지 S&P와 나스닥은 모두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과열양상을 보였다. 스트레테가 거시 연구 책임자 크리스 베론은 "모멘텀이 지난 몇 주 동안 조용히 잠식됐고, 몇 주 전부터는 투자자들의 직감을 자극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반도체 업종에선 퀄컴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고 8% 이상의 주가하락을 맞았다. 페이팔 역시 활성 계정이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 12% 이상 급락했다. 여행 플랫폼인 익스피디아는 예약건수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15% 이상 주가가 빠졌다. 장 마감 후에 빅샷인 애플과 아마존이 실적을 내놓는다.
에너지 상승세 특히 천연가스
푸틴
천연 가스가 이날 3% 이상 상승하면서 4일 만에 다시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9월물 선물가격은 100만 BTU당 전일보다 3% 이상 상승한 2.5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유가도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9월까지 연장할 거라고 발표하면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가는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2.24% 상승해 배럴당 81.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10월물이 배럴당 2.09% 상승한 85.29달러에 거래 중이다.

시장에선 유틸리티와 부동산 부문이 S&P 500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유틸리티 분야에선 'The Utilities Select Sector SDPR Fund'와 부동산 분야 'the Real Estate Select Sector SPDR Fund'가 각각 1.8%, 1.7% 하락했다. 이밖에 퍼스트에너지와 피나클 웨스트 캐피털 등이 유틸리티 부문에서 3% 이상 하락하면서 큰 폭의 하락을 이끌었다.
주식보다는 채권시장 강타…애크먼 "10년물 5.5% 간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후폭풍은 주식시장보다는 채권시장을 강타했다. 이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10.5bp 급등하면서 4.183%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최고 4.25%까지 오르면서 투매현상이 벌어지던 수준까지 수익률이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9개월래 최고치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미국채 30년물에 대한 숏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며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미국 정부에는) 큰 적자"라고 지적했다. 국채 장기물들의 금리가 치솟으면서 미국의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크먼은 미국채 30년물에 숏세일 베팅을 하면서 동시에 옵션계약을 사들여 위험 헤지에 나서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크먼은 본인의 SNS(사회관계망)을 통해 "30년물 금리는 곧 5.5%에 이를 것"이라며 "미 장기채는 과매수 상태로 더 높은 금리를 주지 않고는 시장이 정부의 발행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도 가고, 일본도 가면…美 장기채 누가 워렌버핏?

미국 재무부는 지난 2일 세수와 정부 지출 사이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이번 분기에 새로운 장기 부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10년 및 30년 국채 수익률은 그 이후로 급등하고 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인 수바드라 라자파는 "투자자들이 오늘 만기가 더 긴 채권을 매도하는 것은 재무부의 발행 증가와 피치의 미국 부채 등급 하향에 의해 이번주 초부터 시작된 움직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채권 수익률 급등은 장기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단기채는 아이러니하게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 수익률이 내리거나 오르더라도 소폭에 그치고 있다. 이날도 2년물의 금리는 0.8bp 떨어지고 있다. 3년물은 1.7bp, 5년물은 5.2bp 오르는 상태다.

하지만 장기물인 10년물 이상은 급등세(가격하락)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하루만에 10bp 이상 올랐고, 20년물은 12.8bp, 30년물은 13.9bp 급등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채권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크셔는 지난주 미 국채 100억 달러 어치를 사들였고, 이번주 월요일에도 그만큼 매입했다"며 "다음주에는 3개월 만기물과 6개월물 재정증권 가운데 하나를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걱정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는데 미국 국채는 그 중 하나"라고 단언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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