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거래 급증" 주택시장 변화 바람
비강남권 '포레나 노원' 3개월 새 1억 오르며 신고가 손바뀜
"가격 회복세 잰걸음, 비강남권과 구축 시세도 추격 가능성↑"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거기 미분양 나서 한동안 머리 아팠던 곳이잖아요. 저도 견본주택 한번 보러 오라는 전화 많이 받았어요. 시세 맞춰 분양했다지만 당시 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고 아예 들어갈 생각을 안 했는데, 결국 또 분양가에서 지금 4~5억은 우습게 오르네요. 미분양 물량이고 연락도 받았던 곳이라 속이 쓰립니다."
서울 내 선호단지와 정비사업 기대심리가 피어오르는 지역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면서, 간헐적 상승거래가 전체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상승세가 비강남권의 가격 견인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과거 미분양에 시달렸던 단지와 서울 외곽지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는 모양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 전용 115.99㎡는 지난달 17일 17억5천만원(17층)에 거래가 완료, 8일 뒤 등기까지 마쳤다. 단지의 전용 84.97㎡는 지난 6월 16억3천만원(20층), 4월 16억원(16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가장 최근 거래된 매물은 동일면적대 기준 신고가에 해당한다.
단지는 지난 2019년 완판에 실패하며, 2017년 9월 이후 서울에서 일부 주택형 미달 사태가 발생한 첫 사업장이라는 흑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월 29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을 마감한 결과 전용 115㎡ 4가지 전 주택형이 모두 미달해 1순위 기타지역, 2순위 청약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2순위 청약에도 실패하면서 전용 115㎡D 54가구 모집에 1순위, 2순위 합해 50건만이 접수됐다. 단지는 지난해 1월 준공 및 입주했다.
실제 해당 단지 미분양 물량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은 A씨는 "당시엔 위치도 애매해 보였고, 대출 규제도 무시할 수 없었다. 서울에서 흔치 않았던 미분양 물량인 데다가 관심이 가지 않았다"며 "주변에도 견본주택 한번 오라는 연락을 받은 지인들이 있는데, 내 집 마련에 돈 벌 기회를 놓쳤으니 속이 쓰리다. 설마 했는데 진짜 올랐다"고 말했다.
당시 업계는 정부의 시장 규제 등을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으며, 분양가는 주변 시세 수준인 3.3㎡당 3천37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 분양가는 9억9천만원~12억4천만원, 전용 115㎡는 13억1천200만원~15억5천600만원이다.
청약 마감 실패와 미분양 오명에도 불구하고 단지는 가장 최근 실거래된 매물과 비교하면 전용 84㎡는 분양가 대비 최고 6억4천만원, 전용 115㎡는 분양가 대비 최고 4억3천800만원이 올랐다.
광진구 구의동 일원 G부동산 관계자는 "단지의 국평 기준 16억대 매물이 소진되고, 현재 호가는 17억원 이상 봐야 한다"며 "서울에서도 신축 아파트 중 살기 조용하고, 초중고도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이 지금 다 오르고 있지 않냐, 서울 외곽지도 이 분위기에 스며들고 있다"며 "다만, 강남처럼 매수 분위기가 뜨거운 건 아닌데, 계약될 때마다 직전 가격 대비 상승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딱지가 붙었던 단지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뿐만 아니라 강남권을 중심으로 활기를 보인 매수세와 집값 반등 기조가 강북권까지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8년 분양에 나선 상계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포레나노원'(분양 당시 '노원 꿈에그린')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천815만원이다. 이는 당시 노원구에서 역대 가장 높은 분양가로 주목받았다. 분양가는 전용면적별로 ▲59㎡ 4억3천430만원~4억8천340만원 ▲74㎡ 5억5천290만원~5억6천980만원 ▲84㎡ 5억6천230만~6억3천970만원 ▲114㎡ 6억9천500만~7억5천410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단지의 전용 59㎡는 지난 6월 8억4천500만원(4층)에, 지난 5월 매물 2건이 각각 8억원(4, 10층)에 실거래됐다. 한 달 새 4천500만원이 오른 것뿐만 아니라 분양가의 2배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
단지의 전용 84㎡대 매물은 단지의 실거래가 집계된 지난 2020년 이래 거래가 없었다가 올해부터 계약이 성사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2억원(19층)에 거래됐으며, 올해 3월 11억원(28층)에는 팔렸다. 이 역시 분양가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3개월 새 1억원이 오르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최근 정부가 역전세난 대책을 내놓으면서 가격 회복 속도를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강남4구에서 시작된 상승 거래 분위기가 비강남권 지역까지 퍼지면서 서울 전체 반등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역전세 대책과 맞물려 가격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강남권과 신축·재건축 물량 위주로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향후 비강남권과 구축 시세도 따라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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