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경고 소용없나… 카드사 리볼빙 연 18% 바짝

강한빛 기자 2023. 8. 4.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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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융당국이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개선방안을 마련했지만 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리볼빙 서비스 설명의무를 강화하고 분기별로 진행하던 평균 수수료율 공시를 월단위로 단축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리볼빙 서비스 관련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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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머니S DB
지난해 금융당국이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개선방안을 마련했지만 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연 20%) 수준까지 치솟은 건 물론 잔액 규모 역시 최대 수준으로 부풀었다.

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2614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6조5468억원)과 비교해 11% 늘어난 수치다.

평균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 수준까지 갔다. 7개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5.41~17.84%에 분포했다. 같은 기간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가 12.88~14.76%에 분포한 것과 비교하면 상단과 하단 모두 높다.

각사별 금리 수준을 살펴보면 롯데카드(17.84%)가 가장 높았고 ▲KB국민카드(17.54%) ▲현대카드(16.62%) ▲신한카드(16.50%) ▲하나카드(16.04%) ▲삼성카드(15.70%) ▲우리카드(15.41%) 순으로 집계됐다.

1년 새 리볼빙 취급을 가장 많이 한 곳 역시 롯데카드였다. 롯데카드 리볼빙 잔액은 2022년 6월(8537억원)에서 올해 6월 1조500억원으로 23% 증가했다. 뒤를 이어 ▲삼성카드(21%) ▲KB국민카드(16%) ▲신한카드(15%) ▲하나카드(10%) ▲우리카드(8%) 순이었으며 현대카드는 유일하게 취급 규모를 18% 줄였다.

리볼빙은 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을 말한다. 신용카드의 결제금액 중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는 서비스다.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동시에 높은 이자율이 적용돼 향후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관리에 나선 상황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붙는다. 지난해 8월 리볼빙 서비스 설명의무를 강화하고 분기별로 진행하던 평균 수수료율 공시를 월단위로 단축했다. 같은해 말엔 리볼빙 설명서를 신설하고 텔레마케팅(TM)을 통한 고령자의 리볼빙 계약 체결 시 해피콜을 도입했다. 소비자가 리볼빙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카드사간 자율적인 수수료율 인하 경쟁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리볼빙 서비스 관련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상 '요주의' 기준을 강화하고 여러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등에 대한 리볼빙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 등이 골자"라고 설명했다.
표=여신금융협회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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