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15%' 미끼상품 내세운 우체국…적금에 2.5조 몰렸다
기본금리 2.7% 불과…우대금리 까다로워 ‘미끼’ 지적도
안전자산 선호 커지면서 ‘예금전액보호’ 우체국 선호도↑
7월 말 우체국 적금잔액 2조4393억…5개월 연속 상승세
다만 연 10%를 내걸었지만, 기본금리는 시장금리보다 낮게 설계하고 우대금리에는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사실상 ‘미끼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5000만원 이상을 예금해도 전액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우체국 전용 금융 상품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1일부터 신한카드와 제휴해 최고 연 10.15%의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우체국 신한 우정적금’을 판매 중이다. 가입기간은 12개월,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오는 11월 30일까지 4개월동안 1인 1계좌만 가입이 가능하다.
조건 못채우면 기본금리 2.7% 불과
이 상품은 이미 지난 두 차례 판매에서 고객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으며 검증된 바 있다. 앞서 2020년 10월 처음 선보인 우체국 신한 우정적금은 최고 8%의 고금리를 제공해 1만6000좌를 넘어섰으며, 2022년 4월 2차 판매 당시에는 최고 금리 8.95%로 시작해 기준 금리 상승으로 최고 금리가 10.45%까지 상향 조정되자 4만8000좌를 넘어섰다.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2.7%에 불과하다. 자동이체, 우체국 적금 첫 거래고객 등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0.45%포인트(p)가 추가된다. 기존 우정적금 가입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더구나 나머지 7% 금리를 추가로 받기 위해서는 신한카드 제휴이벤트 적용조건을 추가로 충족해야 한다.
신한카드 적용조건은 최근 6개월간 신한카드(신용)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이 신한카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휴이벤트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제휴 카드는 ‘신한카드 Mr.Life’와 ‘신한카드 Deep Dream’로 연회비는 해외겸용 시 모두 1만8000원(‘신한카드 Mr.Life’ 국내전용은 1만5000원)이다.
또 해당 카드로 적금 ‘가입월+1개월 이내 15만원 이상’, ‘적금 가입월 다다음달에 15만원’ 이상을 각각 사용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8월 적금 가입자는 9월 말까지 15만원 이상을 사용하고 10월에 15만원 이상 사용하면 특별보상 금리 7%가 추가 적용돼 최대 10.1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30만원 납입 시 이자과세(15.4%)를 떼면 1년 만기 총 이자수령액은 약 17만원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상품이 파격적인 금리를 앞세웠으나 사실상 기본금리는 시장금리 대비 낮게 설정하고, 신규 카드 회원을 늘리기 위한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붙여 미끼상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 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고금리 우체국 전용 금융 상품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앞선다. 일반 은행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현재 금융회사별로 1인당 예금자보호한도액이 원금과 이자를 합한 5000만원까지이나, 우체국예금은 ‘우체국예금보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가 원금과 이자를 전액 보장한다.
실제 우체국 적금 잔액은 최근 들어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우체국 적금 잔액은 2조4393억원으로 2조5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체국 적금 잔액은 올해 2월 1조9688억원을 시작으로 △3월 2조647억원 △4월 2조2122억원 △5월 2조2685억원 △6월 2조3254억원 △7월 2조4393억원 등 5개월 연속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체국이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된 금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소액적금이지만 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자금 확보가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휴사인 신한카드도 이를 활용해 상당수 신규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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