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562억 피해 경남銀 횡령…피의자 행방불명인데 회수 어쩌나
경남은행장 사과했지만, 피의자 사라져 회수 '난항'
(서울=뉴스1) 김정현 임세원 윤주영 기자 =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금융권 횡령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번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의 562억원대 횡령 사고 때문이다.
경남은행장이 이번 횡령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최대한 회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사자가 행방불명 상태라 횡령액 회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금융권 횡령액 600억원대 넘을듯…내부통제 강조에도 '역대 2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권의 횡령 사고는 총 32건이 발생했으며 횡령 피해액은 약 30억73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번달 경남은행에서 부동산투자금융부 부장을 맡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하던 이모씨(50)가 562억원 상당의 금액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며 올해 금융권 횡령액은 총 600억원에 달하게 됐다.
은행과 보험, 상호금융업권을 포함한 금융권의 횡령은 지난해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급 직원이 약 712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발각되며 역대 최대 횡령액인 1010억7200만원(61건)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7년간 금융권 횡령액은 △2017년 144억7500만원(68건) △2018년 112억8400만원(65건) △2019년 131억6300만원(62건) △2020년 177억3800만원(50건) △2021년 261억1500만원(46건)에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은 그간 금융사들에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꾸준히 독려·주문해왔다. 또 지난해부터 약 1년 가까이 의견수렴을 거쳐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검찰의 신원 요청이 있기 전까지 자체적으로 횡령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금감원 현장점검 전까지 실제 피해액도 7분의 1 수준으로밖에 파악못한 이번 경남은행 사태로 금융사의 내부통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시중은행 횡령, 회수율 고작 7%…우리은행 사건도 700억 중 겨우 8억만
이날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고객님께 조금의 피해도 없도록 할 것"이라며 "횡령 자금을 최대한 회수해 은행 피해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남은행이 이씨의 횡령액을 실제로 얼마만큼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 정무위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시중은행 횡령 사고 횡령액 870억8100만원 중 실제 회수된 금액은 61억3100만원에 불과했다. 회수율은 겨우 7.04%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경남은행 사건과 유사한 구조라는 지적을 받는 우리은행 횡령 사건의 회수 금액은 고작 8억2000만원뿐으로, 회수율은 1.12%였다.
더군다나 현재 경남은행 횡령사건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 자수했던 우리은행 사건 피의자와 달리, 횡령 피의자인 이씨가 현재 연락을 두절한 채 도주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이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소재를 추적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이씨의 서울 강남구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한편,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경남은행의 투자금융부, 서울 중구 경남은행 서울영업부 등 10여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562억원 횡령 피의자, 연락두절 후 행방불명…檢 "소재 파악 중"
금감원은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서에 검사반을 투입하여 사고 경위 및 추가 횡령사고 여부를 파악 중이다.
금감원 측은 "A씨가 관리하던 다른 PF사업장의 대출자금 횡령 등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횡령 역시 피해금액이 당초 500억원대로 알려졌으나 금감원 조사를 통해 피해액이 추가확인된 점을 고려할 때 경남은행 횡령 사건 역시 피해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최대한 신속하게 검사를 진행하여 정확한 사실관계와 사고발생 경위 등을 파악하고, 검사결과 확인된 위법·부당사항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또 내부통제 실패에 책임이 있는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임을 밝혔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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