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종양에 노출된 면역 T세포, 수시간 내 기능장애·소진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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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공격해야 하는 면역계 T세포가 종양에 노출된 후 수 시간 안에 기능장애를 일으키거나 '소진'(exhaustion)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 메리 필립 교수팀은 4일 의학저널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서 암 모델 생쥐 실험에서 T세포가 종양에 노출된 지 6~12시간 이내에 다양한 '소진' 특징들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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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암세포를 공격해야 하는 면역계 T세포가 종양에 노출된 후 수 시간 안에 기능장애를 일으키거나 '소진'(exhaustion)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 메리 필립 교수팀은 4일 의학저널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서 암 모델 생쥐 실험에서 T세포가 종양에 노출된 지 6~12시간 이내에 다양한 '소진' 특징들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필립 교수는 "이 발견은 종양을 죽이는 T세포 능력을 활용하는 암 면역 요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T세포가 어떻게 소진되는지에 대한 기존 이해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양이나 병원체 같은 항원에 오래 노출된 T세포는 활동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점차 약해지는 '소진' 현상을 보인다"면서 "하지만 T세포의 기능 장애나 소진이 6~12시간 안에 나타날 것으로는 아무도 예상 못 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T세포가 어떻게 소진되는지 밝혀내고 이를 예방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표적을 찾기 위해 간암 유전자 쥐 모델을 사용했다. 간암 쥐 모델은 사람과 비슷하게 나이가 들면서 간 종양이 발생해 면역 반응을 추적할 수 있고, 추적 가능한 T세포를 주입해 종양에 대한 T세포 활동의 변화도 연구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연구팀은 2016년과 2017년 발표한 연구에서 종양에 의해 활성화된 T세포가 5일 만에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감염에 의해 활성화된 T세포와 비교해 유전자에 수천가지 차이점이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감염에 의해 활성화된 T세포와 종양에 의해 활성화된 T세포 간 차이를 밝혀내고 이를 토대로 기능 장애를 일으킨 T세포를 다시 정상화하기 위한 핵심 유전자 또는 신호 경로를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험 결과 간암 모델 생쥐에 주입된 T세포는 종양에 노출되자 활성화되면서 분열하기 시작했지만, 6~12시간 이내에 유전자 작동 관련 염색질 접근성과 유전자 발현에 큰 변화가 생기는 등 다양한 소진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전이성 흑색종 모델에 노출된 T세포에서도 나타나 특정 유형의 종양에 노출된 T세포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 종양에서 분리된 지 5일 이상 지난 T세포를 종양이 없는 쥐에 이식해도 기능은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양에 노출된 후 발생한 변화가 이미 T세포에 '각인'됐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필립 교수는 "T세포 기능 장애를 되돌릴 핵심 표적을 찾지는 못했지만, 감염 시에는 종양에서와 달리 염증 관련 유전자와 전사 인자 발현이 증가하는 등의 경향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조사해야 할 유전자가 수천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면역관문 억제제와 다른 면역요법이 많은 환자에게 효과가 없는데, 이를 예측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치료법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며 "감염과 선천적 면역 경로를 활성화해 T세포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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