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벨라루스 국경 긴장고조… 동유럽에 ‘우크라戰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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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해 온 벨라루스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벨라루스군 헬기가 1일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자 하루 뒤 폴란드는 주폴란드 벨라루스대사 대리를 초치했다.
벨라루스는 이에 "폴란드가 국경지대 병력 증강을 정당화할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맞서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의 파고가 동유럽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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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병력 증강… 나토와 대응”
폐허 속 우크라 주민들 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보로댠카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크게 파손돼 있다. 보로댠카=AP 뉴시스 |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벨라루스군 헬기 2대가 동부 국경지대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나토 동맹으로 이웃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과 3일 만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최근 몇 년간 벨라루스 및 러시아의 도발이 계속됐으며 올 들어서만 최소 1만6000회의 불법 국경 통과 시도가 있었다고 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도발에 직면한 상황에서 리투아니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나토 우방과 지속적으로 접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또한 “국경지대에 무기와 병력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폴란드 측은 이번 침범이 매우 낮은 고도에서 이뤄져 레이더망으로 감지하기 어려웠다며 향후 도발에는 단호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 외교부는 주폴란드 벨라루스대사 대리를 초치하기도 했다.
벨라루스는 침범 사실을 부인하며 폴란드가 병력 증강을 정당화하기 위해 영공 침범을 핑계로 삼고 있다고 맞섰다. 두 나라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고,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긴 것을 두고도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아조우해와 흑해를 잇는 케르치해협 일대의 선박 및 항공기 운항을 제한한다고 2일 밝혔다. 케르치해협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본토를 잇는 길목이다. 지난달 러시아는 전쟁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했던 흑해곡물협정의 전격 중단을 선언한 뒤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가는 모든 선박은 잠재적으로 군사 화물을 실었을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곡물연합(RGU)에 따르면 러시아의 7월 곡물 수출량이 568만 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곡물 협정 파기에 따른 러시아의 수혜가 입증됐다. 지난해 7월과 비교했을 때도 1.6배 늘었다.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사실상 막힌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를 통한 육로 수출 등을 대체 경로로 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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