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휩쓴 자기계발서… 3040이 조언에 가장 목말랐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질 때’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 ‘삶의 전반에 조언이 필요할 때’….
소제목만 봐도 ‘인생 선배’의 옷자락을 잡듯 책장을 넘기고 싶어진다. 올 들어 서점가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던 자기계발서 ‘세이노의 가르침’에 나오는 내용들. 최근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더해 한껏 오른 은행 이자와 물가까지, 삶이 못 견디게 팍팍해서일까. 자기 자신을 다잡고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는 데 조언을 건네는 자기계발서 판매량이 올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한동안 많이 팔렸던 ‘재테크 지침서’ 성격의 경제경영 도서나 문학의 인기는 주춤했다.
3일 온라인 서점 예스24를 통해 올해 상반기(1~6월) 분야별 도서 판매량을 분석해보니, 자기계발서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33%나 늘었다. 반면 경제경영 도서와 소설·시·희곡은 각각 14.5%와 14.2%씩 줄어 감소 폭이 큰 분야였다. 자기계발서 강세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드러났다. 올 1~6월 결산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예스24) 중 5위권 안에 3권이 자기계발서였던 것. 작년 상반기엔 자기계발서가 5위권에 한 권도 들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큰 변화다. 1위는 ‘세이노의 가르침’, 2위는 ‘김미경의 마흔 수업’, 5위는 인생의 생산성을 높이는 단순함의 힘에 대해 쓴 ‘원씽 THE ONE THING’이었다.
소설·시·희곡 분야의 경우, 작년에 5위권에 3권이 포진했지만 올해는 김호연 소설가의 ‘불편한 편의점’ 1권만이 4위에 올랐다. 3위는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으로 인문 분야. 재테크나 투자 지침서들이 속하는 경제경영 도서는 20위권까지 넓혀도 두 권(’사장학개론’·7위, ‘K 배터리 레볼루션’·10위)만 순위에 들었는데, 재테크 지침서가 아닌 기업가의 자세나, 산업 전망 등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책이었다.
서점가에선 앞서 부동산 시장과 증시 호황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재테크 지침서’와 코로나 사태에 ‘힐링’을 추구하는 분위기로 인기였던 문학의 다음 타자로, 자기계발서가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근 예스24 자기계발 PD는 “팬데믹 종료 후 상대적으로 불안해진 경기 상황에서 자기계발을 통해 각자도생을 계획하려는 분위기가 자기계발서 수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생 선배의 조언에 특히 목마른 연령대는 30·40대였다. 자기계발서 구매자 중 40대 구매자가 40.1%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가 23.4%였다. 책이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했을까. 많이 팔린 자기계발서 중에는 ‘역행자’ ‘악인론’, ‘일생에 단 한번은 독기를 품어라’ 등 자산 가격 상승에 기대기보다 남들과 다르게 주체적으로 성공을 거머쥔 저자들의 경험을 담은 책들이 많다. 이 책들은 말한다. ‘내일 아침이 오는 것이 기다려집니까?’ ‘두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선 멈추는 것보다 계속 움직이는 것이 자신에게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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