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2′로 세 번째 입대… 스무 살에 겪는 가혹함, 軍시스템 비판할 수밖에

백수진 기자 2023. 8.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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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피2′로 돌아온 정해인… 이번엔 부대 간부와 맞서
드라마 'D.P.'의 주연 배우 정해인. /넷플릭스

아직도 전역까지 364일이 남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D.P.)’의 주인공 안준호(정해인)는 입대 1년 만에 군내 폭행과 성추행, 각종 병영 부조리를 목도하는 인물이다. 군필자들이 단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할 정도로 화제가 된 만큼, 시즌2도 지난달 말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국내 TV 부문 1위에 올랐다. 3일 만난 배우 정해인(35)은 “멜로와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저도 이제 군복 벗고 전역하고 싶다”고 했다.

헌병대 군무 이탈 체포조로 일병이 된 안준호는 이번엔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부대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달아난 탈영병을 쫓고,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군 간부들과 맞선다. 탈영병을 추적하는 추리물로 신선함을 줬던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부패한 조직을 고발하는 정치·법정 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전하려는 메시지가 강해지면서 극적인 재미는 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드라마 'D.P.' 스틸컷 /넷플릭스

정해인은 “가혹 행위로 탈영한 조석봉 일병이 극단적 선택을 한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도 계속 왁자지껄, 우왕좌왕할 순 없지 않을까”라고 해명했다. “아직 스무 살, 스물한 살밖에 안 된 친구들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만한 사건을 겪은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이야기가 깊어지고, 군의 시스템에 대해 얘기할 수밖에 없었죠.”

시청자 반응도 “나 때는 더 했다”는 공감과 “개연성이 떨어진다. 판타지로 변했다”는 비판으로 갈렸다. 특히 열차 안에서 안준호가 14대1로 장정들을 쓰러뜨리는 장면이 논란이 됐다. 정해인은 “결과적으론 졌다”며 멋쩍어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싸우지 않고 도망갈 방법도 없잖아요. 화려한 액션보단 어떻게든 싸워보려는 처절한 몸부림을 보여주려고 했죠.”

드라마 'D.P.' 스틸컷 /넷플릭스

정해인은 사단장 운전병 출신으로 2010년 군 제대 후 비교적 늦은 나이에 배우로 데뷔했다. “이등병일 때 혼나고 기합도 많이 받고, 불합리한 일들을 겪었던 게 생생한데 그때 정말 무서웠거든요. 고참이 되면 ‘절대 나는 저렇게 되지 않겠다’고 되뇌었죠.”

붕 떠버린 스토리를 현실로 끌어오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정해인의 단단하면서 절제된 연기는 안준호의 행동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정해인은 “준호는 이 드라마의 관찰자이기 때문에 큰 에너지로 연기해버리면, 몰입에 방해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준호는 계속해서 안으로 삼키는 스타일이죠. 표현을 못 하고 스트레스가 누적되다 보니 헛것을 보기도 하고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 멜로 드라마에서 부드럽고 온순한 연하남으로 사랑을 받았던 그에게 디피는 변곡점이 됐다.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작품인 동시에 남성 팬도 얻었어요.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20대 남자 분들이 ‘형, 팬이에요!’라고 해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군대에 가야 할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환하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하…. 어떤 말도 도움이 안 될 텐데…. 부디 몸도 마음도 다치지 말고, 무사히 전역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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