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우리 사회는 안전한가
일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安全)이다. 사전적으로 안전은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음을 뜻한다. 또는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
과연 대한민국 사회는 안전한가. 물론 총기가 없는 곳이고, 카페에 노트북을 놓고 자리를 비워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나라이기에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이는 곳곳에 숨어 있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서다.
인천에서는 지난 4월 서구 검단신도시의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났다. 조사 결과 철근 누락에 따른 사고. ‘순살 아파트’라는 비아냥거림과 함께 부실공사가 불거지기도 했다. 게다가 이 같은 부실시공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사현장 곳곳에서 설계 도면대로 철근을 넣지 않든가, 아예 설계부터 철근을 누락하는 등 전반에 퍼진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깊숙하게 숨어 있던 안전불감증인 것이다.
살인적인 폭염도 우리의 안전을 위협한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에 인명 피해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30일 2일 동안 무려 17명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다. 불볕더위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함을 아무리 강조해도 고령 농업인, 홀몸어르신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 등의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생계 등의 문제로 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부족한 또 하나의 안전불감증이다.
폭염에 앞서 우리를 덮친 폭우는 심각하게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다. 여기에 잇단 위험 신호와 경보에도 일선 현장에서의 안일한 대처와 늑장 대응은 더욱 피해를 키우는 등 안전불감증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로 인해 지난달 폭우로만 사망·실종이 49명에 이르는 등 12년 만에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여기에 또다시 발생한 ‘묻지마 범죄’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대낮 서울 한복판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흉기로 공격한 사건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조차도 경찰과 검찰의 통계치는 물론 예방 대책 부재, 그리고 사회적인 문제 등이 섞인 전반적인 안전불감증으로 볼 수 있다.
언제쯤 우리 사회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한 3년간의 긴 암흑의 시간을 보내면서 안전한 일상 생활을 꿈꿨지만, 이젠 또 다른 것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누구의 탓이냐’를 따지지 말고, 사고가 나지 않도록 모두가 원칙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의 역할과 책임은 분명하다. 모든 공직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맡은 일을 명확히, 원칙대로, 그리고 주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뛴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안전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물론 주민들도 높은 시민 의식을 가지고 생활해야 스스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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