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진 “지난 1200년간 이렇게 더웠던 적 없었다”

북유럽 소나무 나이테에서 증거 발견

지난달 17일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기온이 44도를 가리키고 있다. /AFP

지구 온난화로 인해 현재 지구 온도가 지난 1200년새 가장 더운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연방 연구기관인 숲·눈·경관 연구소(WSL)는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스칸디나비아반도 일대와 핀란드, 스코틀랜드 등지에 퍼져 있는 소나무 188 그루의 나이테를 이용해 지난 1200년간의 지구의 기온을 추정해본 결과, 최근 이 지역의 기온이 지난 1200년간의 자연적 온도 변화 범위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기온이 지난 1200년 중 가장 높은 축에 든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들 소나무들의 나이테에 있는 세포 5000만개에서 세포벽 두께 등을 측정했다. 나이테는 매년 새로 생기기 때문에, 형성 당시의 온도와 그 변화폭을 가늠할 수 있는 정보가 담겨 있다. 조사 대상 소나무 중엔 1200살에 달하는 것도 있어 지난 1200년간의 온도 변화를 추정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나이테의 밀도만 기준으로 삼으면 온도 외에 다른 변수의 영향까지 받게 되기 때문에 탄소 안정 동위원소 분석 등 다각적인 연구방법을 적용해 과학적으로 믿을 만한 온도 정보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나이테 속 온도 정보에 비춰, 과거 지구 온도가 높았던 시기인 중세 온난기(MWP)와 비교해서도 지금의 기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중세 온난기는 950년부터 1250년 사이 유럽과 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 평균 기온이 섭씨 2도 정도 높아진 기간이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이번 연구는 현재의 온난화가 최소한 지난 1000여년간과 비교해서 전례 없이 심한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