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13년 서계동과 잠시 안녕…7일부터 대학로 이전
2011년 '3월의 눈'부터 228편 25만1333명 관객 방문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국립극단이 13년간의 서울 용산구 서계동 생활을 마무리하고 오는 7일 임시 터전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로 이전한다. 명동예술극장은 그대로 운영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국립극단 공연장(백성희장민호극장·소극장 판) 및 연습 시설로 활용 중인 서계동 열린문화공간에 연극 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연면적 4만1507㎡에 지하 4층과 지상 15층 규모로 2026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국립극단은 완공 이후 서계동 부지의 새로운 건물로 돌아온다.
공사가 진행되는 3년간은 명동예술극장과 새롭게 임대한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의 2개 극장 체제로 운영한다. 사무 공간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내로 옮긴다.
서계동 공간은 국립극장 전속단체로 속해 있던 국립극단이 재단법인화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터를 잡은 곳이다.
1981년 12월 당시 국군보안사령부(1991년 국군보안사령부에서 국군기무사령부로 명칭 변경)가 자리를 잡고 군 차고지와 차량 정비소로 활용하던 곳이다. 기무사가 떠나고 난 뒤 한동안 비어 있었으나 2010년 5월 문체부가 국방부에 옛 기무사 터를 문화공간으로 조성하자고 제의해 6월부터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문체부는 2010년 7월14일 국방부와 정식으로 서계동 옛 기무사 터를 복합문화관광시설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그해 12월27일 리모델링을 마치고 개관식을 열었다.
극단 정문에 들어와 정면에 보이는 기무사 내무반 건물은 사무동으로 탈바꿈했다. 양쪽으로 보이는 차고와 정비고 건물은 국립극단 원로 단원 백성희와 장민호의 이름을 딴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과 두 개의 스튜디오 연습실로, 막사는 무대 세트 및 소품 창고로 변신했다. 문화적 감수성을 더하기 위해 건물 전면에 빨간색을 입혔고, '빨간지붕'은 국립극단 별명이자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국립극단은 2011년 3월 첫 공연 '3월의 눈'(배삼식 작·손진책 연출)부터 2023년 6월 마지막 공연인 청소년극 '영지'(허선혜 작·김미란 연출)와 '보존과학자'(윤미희 작·이인수 연출)까지 서계동에서 약 13년의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서 228편의 공연을 2498회 올렸고, 25만1333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 기념으로 올린 '3월의 눈'은 배우 백성희와 장민호가 3월의 눈처럼 사라짐 속에 담긴 인생의 여운을 연기해 큰 갈채를 받았다. 9일간 2411명이 관람했고 이후 박근형, 손숙, 신구, 오현경, 정영숙 등 국립극단 출신 원로들과 함께 여러 차례 재공연했다. 특히 2013년 재공연은 20회 전석 매진을 기록해 서계동 역사상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2011년 11월엔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첫 번째 청소년극 '소년이 그랬다'(톰 라이코스/스테포 난쑤 작·한현주 극본·남인우 연출)가 백성희장민호극장 무대에 올라 97.89%의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2013년 9월 소극장 판에서 초연한 '알리바이 연대기'(김재엽 작·연출)는 그해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연기상과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기상, 무대예술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돼 화제가 됐다.
2017년 6월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선보인 '가지'(줄리아 조 작·정승현 연출)는 이민 사회의 아픔과 고향 음식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담은 희곡을 섬세하게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 소극장 판에서 선보인 '나는 살인자입니다'(호시 신이치 작·전인철 연출)도 기발한 상상력과 연출로 주목을 받았다.
또 국립극단은 새로운 한국 연극의 고전을 창조해내고자 기획한 '삼국유사 프로젝트', 신인에서 중견으로 나아가는 연출가들이 꾸미는 창작마당 '젊은 연출가 시리즈', 젊은 연극인을 교육하고 그 성과를 워크숍 공연으로 공개하는 '차세대 연극인 스튜디오', 동시대적 질문을 탐구하고 창작자들과 연극적 실험을 시도하는 작품개발사업 '창작공감' 등 다양한 기획으로 연극계 지평을 넓혀 왔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국립극단 서계동 공간은 연극인들의 열정과 관객들의 희로애락이 13년간 차곡차곡 쌓인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떠나는 마음이 아쉽지만, 3년 후 새로운 터전으로 돌아오면 최신 시스템의 극장에서 연극을 제작하고 관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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