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미래] 혁신 필요한 국가기술자격체계
구축 중단 NQF 도입 재개 돼야
자격체계 글로벌화도 당면과제
외국인력 국내 취업 길 열어야
국가기술자격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국가기술자격시험을 관리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1982년 설립 이후 가장 큰 사고가 발생하였다. 지난 4월 정기 기사 실기시험에서 613명의 답안지가 착오로 채점 전 파쇄 처리됐다. 산업인력공단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피해 수험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제공하고 피해자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보상안을 공지했으나, 피해자 147명은 1인당 500만원씩 총 7억35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지난 6월 초 제기했다. 지난해에는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세무사 시험에서 공무원 과목면제 제도로 인한 형평성 문제가 크게 대두됐다.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하면 대기업, 공공부문에 취업하고자 한다. 취업 재수, 삼수를 주저하지 않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보수와 복지수준 차이가 크고,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은 중도 입직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의 보상과 승진은 역량이나 성과보다는 연공에 의해 상당부분 결정된다.
학위, 자격, 경험 및 경력의 등가성을 연계하는 NQF가 구축되면 학벌 중심사회를 해체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기업 외부에서 형성된 숙련에 대한 평가기준이 만들어져서 닫혀 있는 기업 내부노동시장이 외부에 개방된다.
박근혜정부에서 시작된 국가직무능력(National Competence Standards:NCS) 개발과 보급으로 노동시장에서 학벌과 연공을 대체해 역량중심으로 인적자원을 평가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되고 있는데, NQF가 구축되어야 경력단절여성이 NCS 기반 교육훈련 수료 후 현장 수요를 반영하는 자격을 취득해 비정규직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우를 받고 노동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 물론 NCS 보급은 문재인정부 이후 지속되고 있는 채용에 치중하고 있어 개선될 필요가 있다.
국가기술자격의 국제화도 서둘러야 한다. 2023년 5월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단순기능인력으로 분류되는 고용허가제(E-9) 체류자격자는 28만6000명, 방문취업제(H-2) 체류자격자는 10만6000명이다. 정부는 올해 고용허가제 도입 외국인력 쿼터를 2배 가까이 늘리고, 숙련기능인력인 E-7 체류자격 외국인력 도입을 작년 2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17배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인력의 자격이나 역량의 등가성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외국에서 직접 도입하는 E-7 숙련기능인력의 숙련 검정은 사업자단체의 주관하에 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에 단순기능인력 체류자격 외국인은 국내에서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면 E-7 체류자격으로 변경할 수 있다.
국가자격시험제도를 글로벌화하여 국내 현장에 취업하고자 하는 외국인 기능인력은 외국에서 국가시험자격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 국가기술자격체계 확립은 E-7 쿼터 확대가 과도한 채용 수수료 등으로 폐기된 산업연수생제도의 전철을 밟지 않고 제대로 된 길로 가게 하는 대안이다.
끝으로 현재 한국어능력 검증이 없이 도입되는 E-7 숙련기능인력도 고용허가제의 단순기능인력과 같이 한국어시험을 보도록 해야 한다. 고용허가제의 한국어시험도 현장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은 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 숙련기능인력에 대하여 일정 수준의 일본어 역량을 의무화하고 있다.
박영범 한성대 명예교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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