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교육공동체가 나아갈 방향

2023. 8. 4.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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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원이 폭행당하고 학부모 괴롭힘에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류는 교원의 교육 방임 현상을 조장하고 있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선 교원의 직무 안정성을 보장하고, 교원의 전문성과 교육적 판단을 존중하도록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교사·학생·학부모가 '한 팀'이라는 교육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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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원이 폭행당하고 학부모 괴롭힘에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사례들은 그동안 교사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개인에게만 맡긴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필자는 2018년부터 교육 현장에서 교원들을 지원해 오고 있다. 교권 침해는 갑작스러운 문제가 아니고, 이미 수년 전부터 교육 현장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지금껏 피해 사안들이 계속 누적되어 오다 이제 임계점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교사들은 수년 전부터 학생이 교사를 무시하거나 교사 앞에서 욕을 하는 정도의 일은 흔하다고 이야기해 왔다. 교사들은 “정말 힘든 점은 이런 일이 발생해도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지산 울산광역시교육청 변호사
교권 침해 문제는 비단 교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피해 교원이 회복하고 교육 현장이 안정되기까지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일반 학생들의 학습권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교권 문제가 교육활동 보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하는 이유다.

학교는 특히 학부모에 의한 침해행위에 무력하다. 일부 학부모는 교원이 수용할 수 없는 사항도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 민원을 제기하고, 원하는 답이 없으면 교원에게 폭언·욕설·협박 등을 쏟아낸다. 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교원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도 학교 현장을 멍들게 하고 있다.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도 “아이의 마음이 상했다”, “교사가 문제 학생으로 낙인찍었다” 등의 정서적 학대 신고가 이뤄지고, 무혐의 처분이 내려져도 신고자에게는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반면 신고된 교원은 최종 결정까지 수개월간 수사기관·행정기관·소속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며, 피해 아동과 분리한다는 명목으로 학교에서 병가 등을 강요받거나 직위에서 해제되기도 한다.

우리는 교원이 높은 교육 열의를 가지고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도해 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현재 시류는 교원의 교육 방임 현상을 조장하고 있다. 교육 전문성이 무시당하고 침해행위에 시달리면서 교원들은 교육활동을 방어적·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선 교원의 직무 안정성을 보장하고, 교원의 전문성과 교육적 판단을 존중하도록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보호자에 의한 침해행위에 어떤 제재도 할 수 없는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사·학생·학부모가 ‘한 팀’이라는 교육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학교 차원에서 교육의 목표와 가치를 주기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학부모가 함께 학생 성장을 위한 비전과 구체적인 방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높아진 권리 의식만큼의 교육공동체 일원으로서 책임 의식 또한 높아져 법이 없어도 되는 교육 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이 갈등 상황 속에서도 교사와 보호자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한다.

지산 울산광역시교육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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