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서 '포르쉐' 몰던 20대···회원 3000명 'MZ 마약조직' 총책이었다

김태원 기자 2023. 8. 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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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고등학생까지 가담한 'MZ 마약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일당은 클럽에서 주로 유통되는 신종 마약류를 보안이 강화된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거래하고 암호화폐로 마약 판매 대금을 챙겼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범죄집단조직 혐의로 총책 A(22)씨 등 20명을 검거해 9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일당은 텔레그램에 마약 판매 채널 5개를 개설해 회원 3000여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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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조직의 총책 20대 A씨가 몰았던 포르쉐. 사진 제공=울산경찰청
[서울경제]

10대 고등학생까지 가담한 ‘MZ 마약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일당은 클럽에서 주로 유통되는 신종 마약류를 보안이 강화된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거래하고 암호화폐로 마약 판매 대금을 챙겼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범죄집단조직 혐의로 총책 A(22)씨 등 20명을 검거해 9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또 경찰은 상습 구매자 등 15명도 붙잡아 11명을 구속했다.

A씨 일당은 텔레그램에 마약 판매 채널 5개를 개설해 회원 3000여명을 모았다. 이들은 비공개 채팅방인 이 채널을 통해 액상대마 같은 마약류 14억원 상당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일당은 클럽에서 젊은 세대에게 선호도가 높은 액상대마와 극소량으로도 강력한 환각 작용을 일으킨다는 LSD 등을 취급해 왔다. 경찰 조사 결과 마약은 주로 베트남 등 해외에서 국제 택배로 운반책에게 곧바로 배송됐다. 해외 직구가 많다 보니 마약 밀반입을 세관 감시망에서 걸러내기 어려웠다고 한다. 마약을 숨기는 운반책은 한 달에 300만원씩 주고 고용했다. 이들 중에는 고등학생도 있었다.

마약조직이 거래에 활용한 텔레그램 판매 채널. 사진 제공=울산경찰청

일당은 마약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액상대마 등을 전자담배 용기에 담아 팔았다. 전국 원룸 및 주택가 80여곳의 에어컨 실외기, 전기 배전함 등에 마약을 숨기는 일명 ‘던지기’ 방식으로 전달했다. 서울, 부산 등의 젊은 층이 단골이 됐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일당에게서 마약을 구입한 사람은 2만9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판매 수익은 확인된 것만 14억원이지만 구매자 수를 따져보면 더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마약 구입대금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암호화폐만을 받았다. 거래 당일 암호화폐 시세를 환산해 전자지갑으로 수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른 5개 마약상의 자금 세탁처 노릇도 했다. 다른 마약상이 A씨 측 대포 통장에 현금을 무통장으로 입금하면 가상화폐 전자지갑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그렇게 170억원 상당의 불법 자금을 가상화폐로 바꿔주고 수수료 10% 정도를 받아 17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금을 더 챙겼다. 돈세탁도 38개의 계좌를 바꿔가며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마약에 손 한 번 대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해외 주문은 본인이 하지만 직구에 필요한 통관번호나 수취인 주소 등은 마약운반책 명의를 활용했다. 이 역시 자신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A씨의 얼굴을 아는 조직원도 자금책 한 명 뿐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마약 판매대금 세탁 방법. 사진 제공=울산경찰청

마약 판매에 가담한 조직원은 대부분 20대 초반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었다. 고등학생 운반책 1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마약을 투약하다가 구매 자금이 부족해지자 마약 운반책을 일컫는 은어인 ‘드라퍼’로 범행에 가담했다. 한 명당 통상 월 300만원 이상 받았고 대부분 이 돈으로 다시 마약에 빠졌다.

미국 대학에서 유학한 총책 A씨는 범죄 수익금으로 서울 성수동의 고급 오피스텔을 사들이고 포르쉐, 벤츠 등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하룻밤 수백만원 하는 강남의 룸살롱을 다니는 등 호화롭게 생활했다. 성수동의 유명 카페를 사들여 운영하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범죄 수익금 31억 원을 몰수하고 8600만원 상당 현금과 귀금속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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