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식당가면 꼭 보이더라”...고모위해 서빙로봇 만든 공대생
“자영업 운영하려면 그만두지 않는 인력 필요”
하소연 하는 고모 도와주다가 서빙 로봇 고안
마트배달, 아파트 무인택배 등 다양하게 활용

2016년, 스물 다섯살의 공대생은 미국서 매달 최고 매출을 경신하는 ‘잘 나가는 식당’을 운영하던 고모의 하소연을 잊지 못한다. 서빙 직원 한 명만 그만 둬도 식당 운영에 큰 차질이 생겼다. 급히 뽑은 대체 인력은 전문성도, 책임감도 없었다. 짧은 기간에 고용과 퇴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인 고모는 모자란 일손을 메우기 위해 서빙을 하고 주방을 챙겼다.
서빙로봇 제조·유통 기업 ‘알지티(RGT)’의 정호정 대표(33)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자영업을 차질없이 운영하기 위해 확보한 인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서빙을 도와주는 로봇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레스토랑 등에서 서빙로봇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서빙로봇의 개념조차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때였다.

그는 “창업하기 전 2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자영업자들을 찾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했다”며 “1000명이 넘는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문전 박대도 당했지만 많은 분들이 고객이 됐고 2세대, 3세대를 거치며 개선을 하는데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지티는 ‘토종 서빙 로봇 제조 기업’으로 기술성을 인정받아 2021년부터 올해까지 약 8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식당의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이지만 써봇을 찾는 고객들도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의 한 브랜드 아파트와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택배 물품, 우편 등을 써봇이 각 세대에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마트에서는 할인 제품을 써봇 위에 올려놓고 ‘움직이는 매대’로 활용하기도 하는 등 참신한 활용방법에 우리가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알지티의 직원은 현재 32명으로 이 중 40%가 인도, 파키스탄, 중국, 미국 등 외국 국적 출신의 엔지니어다. 정 대표가 각종 국제 로봇 대회에 출전하면서 알게 된 인연으로 한국에 와 함께 로봇을 개발 중인 동료들이다. 정 대표는 “기술 개발과 제조까지 직접 할 수 있는 데는 이들의 공이 컸다”며 “대부분이 한국에 적을 둔 적 없던 친구들이지만, 로봇 개발을 하겠다는 열정 만으로 모였다”고 말했다.
알지티는 서빙 로봇에서 그치지 않고 로봇 자동화 솔루션에도 힘을 준다. 창업을 결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영업자들에게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 대표는 “예를 들어 주방 로봇으로 쓰이는 로봇 팔의 경우 소비자가 주문한 음식에 따라 각각 다른 조리 동작 버튼을 눌러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자동화 솔루션을 이용하면 소비자가 테이블에서 태블릿으로 주문을 할 경우 로봇팔에 바로 내용이 전달될 수 있다”며 “조리가 끝나면 서빙로봇이 조리 완료 시점에 조리 공간으로 다가오고, 음식을 받아 테이블로 서빙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실외에서 서비스 하는 자율주행 로봇에 대한 개발도 시작했다”며 “5년 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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