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강원도 공공의료] 4. 나는 이래서 강원도를 떠났다

김정호 2023. 8. 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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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강원도내 대학병원에서 근무했던 A씨는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A씨가 거처를 옮긴 가장 큰 이유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초 일하고 있던 도내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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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의료기관 예산·인력난 허덕…‘힘들고 지쳐’ 지역 떠나는 의료진
의료장비 지원·인력 부족 원인
강원대·한림대병원 절반 퇴직
의사·간호사 이탈 악순환 반복
의료진·환자 유입 경쟁력 필요
지역 완결형 의료 강화안 제기

지난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강원도내 대학병원에서 근무했던 A씨는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A씨가 거처를 옮긴 가장 큰 이유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초 일하고 있던 도내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8년을 사명감을 갖고 환자들을 돌봤지만 기존에 일하던 도내 대학병원에서는 매년 장비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뿐 더러 외과의로서 수술 경력을 쌓기도 어려웠다. 늘 예산과 인력난에 허덕이는 지역 병원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전문인력을 양성하거나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A씨는 “국립중앙의료원을 가기 위해 병원을 그만 둔 것이 아니라 병원을 그만두기로 결정한 뒤 거처를 정한 것”이라며 “심지어 올해 초 퇴사하기 직전에도 수술 장비에 대한 구입신청을 병원 측에 했으나 한 건도 승인되지 않는 걸 보면 퇴사해야겠다는 마음이 굳어졌다”고 토로했다. 해당 병원은 예산 문제로 장비 구입을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도내 의료기관이 경쟁력을 갖고 의료진과 환자를 모두 붙잡기 위해서는 지역 완결적 의료라는 목적을 두고 제대로 된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도내 환자들이 많이 찾는 수도권 병원들도 대부분 수술을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는 경우가 많다”며 “도내 의료기관은 수술과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을뿐더러 원장이 바뀌거나 정부 정책이 바뀔 때마다 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10년, 15년 장기적으로 지역 완결 의료라는 같은 목표를 보고 지원 방향을 확실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내 대학병원에서 약 2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퇴사한 B씨의 경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쉬는 날이 일정하지 않고 수술일정에 따라 불려 나가는 일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충분한 휴식도, 개인생활도 모두 사치였다. 콜이 오면 뛰어나가기 바쁜 일상이 이어졌다. B씨는 “보통 주간일정을 정하더라도 수술이 잡히면 출근해야 하는 일이 허다했다”며 “추가 인력 충원을 요구해도 당장은 어렵다는 답변만 이어졌고 인력이 입사해 교육을 조금하다보면 다시 퇴사하는 일이 반복돼 이 부분도 너무 지쳐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도 강원도내 곳곳에서는 의료진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의 경우 13명의 전문의가 입사했지만 8명의 전문의가 퇴직했다. 간호사 역시 46명 입사했으나 29명이 사직했다. 강원대병원의 경우에도 올 들어 15명의 전문의를 모집했으나 8명이 퇴직했고 간호사 역시 92명 임용에 46명이 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서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도 올해 59명의 전문의를 대거 임용했지만 2명이 퇴직하는 등 퇴사는 계속되고 있으며 간호사도 91명이 신규 임용됐지만 신규 임용자의 절반이 넘는 59명이 병원을 떠났다.

김정호 kimj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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