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교수님, 저에게 왜 이러시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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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일 수도 있겠지만 MZ세대의 특징이 3가지 '요'에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신이 졸업한 의과대학의 교수가 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자 가문의 자랑처럼 회자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과에서는 교수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제자들과 상의하면 '교수님, 저에게 왜 이러시는 것인지요?'라는 반응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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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일 수도 있겠지만 MZ세대의 특징이 3가지 ‘요’에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왜요? 제가요? 이걸요? 라고 합니다.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 우리가 처한 어려운 현실의 단면을 정곡으로 때리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힘들고 어려운 일을 왜 제가 해야 하나요? 라는 문제 제기입니다. 라떼를 이야기하게 되면 꼰대이고 그렇다고 다 수긍해주고 넘어가면 집안의 소는 누가 키우냐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고되고 힘들다고 생각되는 직업 또는 활동을 누군가는 담당하게 하려고 어느 시대나 고민이 많았을 것이고 다양한 대책이나 정책들을 의도적으로 때론 은밀하게 시행했을 것입니다. 요즘 한국의 의료 상황에서는 필수 의료가 이런 고되고 힘든 분야로 되어가고 있어 걱정입니다.
교수시킬 제자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자신이 졸업한 의과대학의 교수가 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자 가문의 자랑처럼 회자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과에서는 교수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제자들과 상의하면 ‘교수님, 저에게 왜 이러시는 것인지요?’라는 반응이 느껴집니다. 종종 민원을 내겠다, 인권위원회에 고발하겠다는 환자나 보호자들을 대해야 하고 위협감이 느껴지는 자·타해 위험이 있는 중증 응급 환자도 치료해야 하며 육십세가 넘어서도 당직을 서고 논문을 써야 하는 교수들의 삶의 질을 지켜보는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개원한 의사나 중소병원에 취업한 의사에 비해 절반 수준에 해당되는 급여를 받고 있다는 사실마저 알게 되면 후배 교수가 얘기하는 것처럼 ‘제가 병원을 그만두지 않는 것이 이상하시죠?’라는 얘기에 답을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국립대병원에 취업한 의사 중 50% 이상이 2년 이내에 사직했다고 합니다. 강원대병원은 그 비율이 보다 높습니다. 앞으로 3∼4년 후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10여 개의 대형 대학병원이 개원하게 될 예정입니다. 적어도 1800명 이상의 교수를 포함한 전문의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으로는 신규 대학병원에 전공의를 충원해주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아마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들도 사직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인데 수도권에서 필요한 교수들을 어디에서 충원하게 될까요? 강원대병원 교수들이 1차 타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근거 없는 소문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역의료는 향후 엄청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도권, 수도권으로 향하는 행렬이 멈추지 않고 대형병원을 지나치게 선호하는 우리의 문화를 바꾸지 못한다면 지방의 대학병원들은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고 지역에서는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살리지 못하고 장애가 남지 않을 환자의 장애를 막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될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있을까요? 어렵고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것은 필수 의료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종합적인 대책과 논의가 필요할 수 있겠으나 긴 토론을 할 여유가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조속한 결정과 실행이 있어야 하고 강원도 실정에 적합한 맞춤형 대책을 빠르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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