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준비했다는데…새만금 잼버리 "100년 역사상 최악 행사될 수도"
허술한 운영에 두 번 우는 참가단
"모험·자립심이 스카우트 기본정신"
예견된 폭염에도 안일한 대응 논란
숙영지 물 안 빠지자 일방 입소연기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은 모르쇠
안내 표지판 적어 참가단 헤매기도
지난 1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원에서 개영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 공식 SNS에 해외에서 올라온 글이다. 조직위원회가 올린 게시물에는 대회에 참가한 자녀가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며 “대회가 엉망이다” “문제를 해결하라”는 불만 섞인 메시지가 끊임없이 달리고 있다.
4만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열흘 넘게 숙식을 해결할 대회장은 낮에는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벌판인 탓에 땡볕 열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밤이면 온갖 벌레가 들끓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입소일인 지난 1일 4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개영식이 열린 2일에도 108명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입소 사흘 만에 온열질환 포함 현장 병원을 찾은 환자만 1000명이 넘는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온열질환자는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100년 잼버리 역사상 최악의 대회로 기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스카우트연맹(WOSM)이 4년마다 여는 잼버리가 국내에서 열리는 건 지난 1991년 강원 고성 대회(17회) 이후 32년 만이다. 전북도는 지난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세계스타우트연맹 총회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지원사격까지 받으면서 폴란드를 제치고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네 꿈을 펼쳐라’(Draw Your Dream)가 주제인 이번 대회 참가자는 158개국 4만 3255명. 전체 참가자 중 90%가 넘는 3만 9359명이 해외 참가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 열린 국제행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대회장인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원과 전북 도내 14개 시·군에선 오는 11일까지 총 65종의 204개 야영·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갯벌을 매립한 허허벌판에 조성한 대회장도 그렇고, 아무리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하는 야영대회라 해도 행사장 조성이나 운영 전반이 국제행사라고 하기엔 너무 허술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벨기에와 영국, 스웨덴 등 일부 국가는 새만금 대회장에 예정된 입소일보다 하루 늦은 2일 입소했다. 정식 입소일인 1일을 하루 앞두고 조직위가 “숙영지에 물이 빠지지 않았다”며 일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대학 기숙사에서 입소를 준비하던 참가단은 하루 더 머무르면서 숙박비와 식대, 교통비 등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조직위는 일정이 연기되면서 추가 발생한 비용 처리를 묻는 업체에 자신들 책임이 아니라며 “해당 국가 참가단에 직접 얘기해 받으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국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미래 방한여행 수요를 확보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대회장에 홍보관을 꾸린 한국관광공사 등은 한국여행 홍보는 둘째치고 지칠대로 지친 참가자 달래기가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이선우 (swlee95@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혈해 내가 살필게” 칼부림 아비규환 속 피해자 도운 10대들
- '서현역 칼부림' 범인,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뒤집어쓴 이유
- “너무 힘들다” 픽픽 쓰러진 학생들…공개된 새만금 영상엔
- “에어컨 결함” 항공기 내부 온도 37도…승무원도 탈진했다
- “휴가, 멀리갈 거 있나요?”…도심 속 시민들 이색 피서 ‘눈길’
- 고교생 집단폭행에 숨진 30대 가장…가해자는 항소심서 감형 [그해 오늘]
- 만족 모르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 후반기 트리플크라운 도전
- 선글라스 쓰고 유유히...서현역 흉기난동범 영상 SNS 확산
- ‘세계 2위 독일 상대 무승부’ 콜린 벨, “선수들 굉장히 잘 싸웠다”
- '시계마니아' 한동훈이 픽한 140년 역사 브랜드[누구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