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뜬 고진영…팬들은 “세계적인 선수답게 포스도 남달라” 감탄

주미희 2023. 8.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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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골프 여제’ 고진영, 22개월 만에 국내 대회 출전
프랑스에서 귀국…피로감 크지만 실수 없는 경기
팬들은 샷, 걸어가는 모습까지 휴대폰으로 ‘찰칵’
고진영이 3일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제주=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1번 홀은 어디로 가야 해요? 고진영 봐야 하는데.”

주니어 골프선수인 딸을 데리고 온 한 40대 남성이 발을 동동 구르며 대회 운영 요원을 붙잡고 물었다. 세계 랭킹 2위 고진영(28)의 티오프 시간을 맞추지 못할까 봐 애를 태우는 모습이었다.

플레이가 조금씩 지연되면서 예정된 낮 12시 25분보다 10분가량 고진영의 경기가 늦게 시작됐다. 섭씨 34도.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에도 평소보다 많은 갤러리가 고진영의 티샷을 보기 위해 땡볕에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1번홀(파5) 고진영의 티샷이 210야드를 날아가 깨끗하게 페어웨이에 안착하자 티잉 에어리어에 모인 팬들이 “굿 샷!”을 외쳤다. 세 번째 샷을 핀 왼쪽 4m 거리에 떨어뜨려 버디 기회를 만든 고진영은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지만 특유의 무표정한 표정으로 그린을 벗어났다. 2번홀로 걸어가는 고진영을 바라본 노부부는 “세계적인 선수답게 위엄이 있네”, “포스 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고진영은 3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 출전했다. 고진영이 KLPGA 투어 대회에 나서는 건 KLPGA가 로컬 파트너로 참여했던 2021년 10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고진영은 국내에서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통산 200승을 달성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손목 부상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다가 올해 3월 HSBC 월드 챔피언십 우승으로 부활한 고진영은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 컵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통산 15승째를 수확했다. 여세를 몰아 지난주까지 통산 163주 세계 랭킹 1위를 달리며 이 부문 최장기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1위 자리를 넬리 코다(미국)에게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지만, 고진영을 향한 국내 팬들의 관심은 식지 않은 모습이다.

40대 초반의 장정우 씨는 10살 딸 서은 양을 데리고 대회장을 찾았다. 장 씨는 “고진영 선수가 온다고 해서 일부러 시간을 빼서 보러 왔다. 평소에 고진영 선수의 경기뿐만 아니라 유튜브까지 꾸준히 보는 팬”이라고 밝혔다.

50대 초반의 신미정 씨는 “고진영 선수를 보려고 티오프 시간에 맞춰 왔다. 실제로 보니 정말 멋있다. 샷이 경지에 올랐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즐거워했다.

고진영이 속한 조를 따라다니는 팬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일부 젊은 여성들은 고진영의 샷, 걸어가는 모습 등 일거수일투족을 휴대폰에 담았다.

디펜딩 챔피언 지한솔(27), 상금 랭킹 1위 박지영(27)과 1라운드를 나선 고진영은 3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앞 2m 거리에 붙인 뒤 첫 버디를 잡아내며 확실한 팬 서비스를 펼쳤다.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공동 20위로 마친 뒤 바로 한국에 입국해 경기를 치르는 만큼 피로감이 큰 상태지만, 전반 홀에서 페어웨이와 그린을 벗어나는 실수가 없을 정도로 ‘월드 클래스’다운 기량을 선보였다.

한편 이날 열린 1라운드에서는 이소영(26)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적어내고 선두에 올랐다. 10번홀(파4) 시작부터 버디를 잡은 이소영은 12번홀부터 14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았다. 14번홀(파5)에서는 무려 16m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1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핀 1m에 붙여 손쉽게 버디를 추가한 이소영은 파 행진을 거듭하다가 마지막 9번홀(파4)에서 날린 두 번째 샷으로 핀을 강타했다. 핀을 맞은 공은 1m가량을 흘렀고, 이소영은 마지막 홀까지 어렵지 않게 버디를 추가했다.

지난해 8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우승 이후 1년 만에 통산 7번째 우승을 노리는 이소영은 “2주 휴식기에 체력 훈련을 많이 하며 하반기를 준비했다”며 “아직 라운드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플레이해 상위권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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