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선 배달노동자들 "폭염 대책 무용지물...현실화해야"
[앵커]
폭염 속에 뜨거운 아스팔트 도로를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배달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더울 때는 충분히 쉬라는 정부의 폭염 근무 가이드라인은 비현실적이라며, 작업중지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배달노동자 박준성 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점심을 나릅니다.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
고작 두세 건 배달했을 뿐인데 온몸은 땀으로 젖었고, 아침에 들고나온 얼음물은 모두 녹아버렸습니다.
배달일에 나선 지 벌써 10년이 됐지만 덥고 푹푹 찌는 날씨는 도통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박준성 / 배달노동자 : 이러다가 어느 한 사람 쓰러져도 모를 정도로… 대형 차량에 둘러싸이면(열기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햇볕이 가장 뜨거운 정오 즈음은 점심 주문이 몰리고 배달 플랫폼도 배달료를 더 많이 주는 만큼 쉴 엄두를 내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인 배달노동자에게 휴식이란 곧 수입이 끊기는 것을 뜻합니다.
[박준성 / 배달노동자 : 일을 안 하면 건수가 끊기고, 건당 금액이 깎이기 때문에 울면서 도로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이렇게 폭염에도 오토바이에 올라야 하는 배달노동자들이 시동을 끄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아무 보상 없이 규칙적으로 휴식하라는 정부의 '온열질환 예방가이드'는 현실을 모르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배달노동자들은 작업을 중단하면 소득도 없어지는 거라, 임금을 일부 보전해줘야 실질적인 휴식이 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작업 중단을 일시적 실업 상태로 보고, '기후실업급여'를 도입하라고 요구합니다.
[구교현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아예 (온열질환예방 가이드라인) 고려 대상에서조차 포함돼있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실업급여'라는 것을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온열 질환 추정 사망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이르는 가운데,
배달노동자를 비롯해 옥외노동자들을 보호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 유준석
그래픽 : 이원희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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