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특검의 몰락···‘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 구속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구속됐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에 착수한 지 1년10개월 만이다. 지난 6월 법원에서 박 전 특검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한 달간 박 전 특검의 아내와 딸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높게 보강수사를 벌인 검찰이 결국 박 전 특검의 신병을 확보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휘하에 두고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해 화려한 조명을 받은 박 전 특검은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데 이어 ‘50억 클럽’ 의혹으로 구속되며 몰락의 정점을 찍었다.
윤재남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부장판사는 3일 박 전 특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12월 우리은행에 컨소시엄 참여, 여신의향서 발급을 청탁해주는 대신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200억원과 단독주택 건물을 제공받기로 했다고 본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무렵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5년 3~4월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5억원을 받고 50억원을 약속받았다고 본다.
검찰은 이번 구속영장청구서에서 박 전 특검이 국정농단 특검으로 있던 2019년 9월~2021년 2월 딸과 공모해 민간업자들로부터 11억원을 받은 혐의를 추가했다. 2016년 화천대유에 입사한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11억원을 빌렸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증거인멸 정황도 구속영장에 명시했다. 50억 클럽 의혹으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지난 2월 정치권에서 ‘50억 클럽 특검론’이 제기되자 박 전 특검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강수사 결과 (박 전 특검에 대한) 충분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했다”고 했다.
법원은 지난 6월 박 전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피의자(박 전 특검)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 여부, 금품 제공 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해 사실적·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박 전 특검의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나머지 50억 클럽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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