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세계 2위 독일과 무승부 ‘유종의 미’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서
조소현 선제골 후 헤딩골 내줘
H조 최하위로 16강 진출 좌절
독일,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
비록 승리로 마무리짓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승점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앞서 콜롬비아(0-2 패), 모로코(0-1 패)에 연패하며 16강 진출의 희망이 사실상 없었던 한국은 ‘우승 후보’로 꼽히던 FIFA 랭킹 2위 독일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둬 1무2패,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2015년 캐나다 대회 프랑스와의 16강전부터 이어진 월드컵 본선 6연패 사슬을 끊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통산 전적은 1승2무10패가 됐다.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독일은 한국에 고전하며 비겨 승점 4점(1승1무1패)에 그쳐서 같은 시간 콜롬비아(2승1패·승점 6점)에 1-0으로 승리한 모로코(2승1패·승점 6점)에 밀려 조 3위로 탈락했다.
독일은 남녀 축구 모두 월드컵 우승을 경험해 본 유일한 나라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진하다. 남자축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고 이번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게 됐다.
벨 감독은 이날 공격진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기용하고 20세의 천가람(KSPO)도 처음 선발로 공격진에 내세웠다. 새로운 변화가 좋은 경기력을 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1~2차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한국은 전반 6분 조소현(무소속)의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영주(마드리드CFF)가 페널티지역 정면의 조소현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고, 조소현이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한국이 여자월드컵 본선 13번째 경기 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선제골이다. 조소현은 2015년 캐나다 대회 때 스페인전에서 골을 넣은 데 이어 월드컵 본선 개인 통산 2호골을 기록하며 역대 여자월드컵 본선에서 2골을 넣은 최초의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후 독일의 파상공세를 잘 버텨내던 한국은 전반 42분 골을 허용했다. 스베냐 후트가 올려준 크로스를 알렉산드라 포프가 높은 타점에서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을 1-1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독일의 파상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12분에는 포프의 헤딩슛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으나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한숨을 돌렸다. 3분 뒤에는 포프가 다시 한 번 헤딩슛을 시도했는데, 이번엔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벨 감독은 포프가 계속해서 제공권을 장악하자 후반 18분 182㎝의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을 투입, 포프의 전담 수비수로 붙이는 변화로 더 이상 추가 실점을 막았다. 전 선수들이 한 발씩 더 뛰고 독일과 몸싸움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은 9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 조소현이 상대 반칙에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가는 악재를 맞았지만, 남은 시간을 투혼으로 버텨내며 결국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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