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승리, KT 6연승의 시작점···엄상백이 보여준 KT 선발 분위기 “우린 6이닝을 던져도 뭔가 아쉬워”[스경x인터뷰]
두 달 동안 승리하지 못하던 엄상백(27·KT)이 KT 6연승의 정중앙에 섰다.
엄상백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전에서 7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져 KT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7월28일 NC전부터 6연승을 달렸다. 5위 경쟁자였던 NC와 3연전을 모두 이긴 뒤 2위 SSG와 3연전도 모두 쓸어담으면서 이제 3위 두산과도 승차를 없앴다.
6연승 내내 선발승을 거두며 선발 강국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그 시작이 엄상백이었다. 엄상백은 7월28일 NC전에서 6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승리한 데 이어 이날 SSG를 상대로도 빼어난 투구로 2경기 연속 승리를 수확해 시즌 5승째를 거뒀다.
엄상백은 올시즌 승운이 참 없었다. 5월 25일 키움전 승리 이후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3패만 안다가 7월28일 NC전 승리로 두 달 만에 시즌 4승째를 거둔 뒤 이날까지 2경기 연속 승수를 쌓고 KT 6연승의 주역이 됐다.
엄상백은 “두 달 동안 승리가 한 번도 없다가 오랜만에 2경기 연속 이기니 좋다. 잘 던졌을 때와 승리투수가 됐을 때 뭔가 다른 감정이 있다. 승리투수가 되면 도파민이 돈다고 해야 하나, 더 신나는 감정이 있다”고 웃었다.
엄상백은 개막 직후 잠시 부상으로 던지지 못한 뒤 4월 중순 합류해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5회 전 일찍 내려온 적이 딱 한 번 있고 5점 이상 준 경기도 3차례 있었으나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5이닝 이상, 6이닝 이상씩 마운드를 지켜왔다. 앞서 7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시즌 평균자책도 3.66으로 준수하지만 4승(6패)밖에 하지 못한 엄상백은 7월 이후로는 4경기에서 26.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2.36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후반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엄상백은 “(고)영표형한테 많이 배운다. 원래 투수가 퀄리티스타트만 해도 잘 했다 하는데 우리는 6이닝을 던져도 ‘뭔가 아쉬운데’ 하는 생각이 든다. 영표 형 하는 것 보면서, 점수 줘도 경기의 일부라 생각하고 내 할 것 하니까 투구 이닝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하위까지 떨어져 있다가 6월 이후 치고 올라온 KT의 저력에는 선발 투수들의 힘이 있다. 6연승 기간, KT 선발들은 서로의 투구를 보며 더욱 힘을 내고 있다.
엄상백은 “경기 전 ‘오늘도 집에 일찍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나갔다. 마치 폭탄돌리기를 하는 기분”이라고 웃으며 “전반기에 승운이 좀 없어서 ‘승승승승’ 하다가도 내가 던진 날 ‘패’가 되니까 마음이 무거웠는데 내 승리 시작으로 6연승까지 하게 돼서 기분이 정말 좋다. 내일은 (배)제성이가 또 잘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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