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자 속출하는 잼버리··· 1년 전부터 '경고' 있었다

작년 10월 이원택 민주당 의원, 국정감사서
잼버리 에비 행사 이유 등 추궁하는 과정서
잼버리 추진 김현숙 여가부장관에 대비 촉구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지난 1일 전북 부안에서 개막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참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탈진 환자가 속출하며 비판을 받는 가운데 1년 전부터 폭염에 대비하라는 정치권의 경고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잼버리 행사를 추진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잼버리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를 촉구했다. 지난해 8월 열릴 예정이었던 '프레 잼버리(잼버리 예비행사)'가 취소된 이유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여성가족부는 같은 해 8월 2~12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레 잼버리 대회까지 2주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여성가족부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당시 국정조사에서 여성가족부의 취소 사유에 의혹을 제기했다. 부안을 지역구로 둬 현장을 수시로 살폈다는 이 의원은 "코로나는 표면적인 이유고 (실상은) 올 8월에 잼버리 부지에 장마가 와서 배수가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잼버리 시설 공정률은 37%에 불과했다.

이어 이 의원은 “본 행사에 대한 대책을 적극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김 장관에게 잼버리는 세계적인 대회라 많은 관광객이 올 것이라고 짚으며 "폭염이나 폭우·해충 문제와 편의시설 대책을 점검하셔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초 잼버리 부지가 새만금으로 결정됐을 때부터 간척지는 그늘이 없어 폭염에 취약하고 배수도 잘 안된다는 우려가 있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10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국정감사 회의록. 사진=국회회의록

이 의원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개막식 당일인 지난 1일 온열 질환을 호소한 400여 명을 포함한 807명이 야영장 내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도 조직위는 이튿날 개영식도 강행했다. 개영식 도중 소방 당국은 환자 발생 우려로 행사 중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날 온열 질환자 108명을 포함한 139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온열질환자는 모두 경증 환자이며, 중증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며 "훈련받은 운영요원과 지도자들이 청소년 대원들 옆에서 건강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대회 개막 이후 전날 오후 10시까지 야영장 등에서 환자 992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오전까지의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통계여서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