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발목 잡은 한국에 모로코 축구팬 감사 인사 쇄도

독일, 한국과 비겨 16강 탈락…모로코 대신 진출
모로코 축구팬들, 대한축구협회 인스타에 감사글

[퍼스(호주)=AP/뉴시스]16강 진출 자축하는 모로코 선수들. 2023.08.03.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이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과 비겨 독일과 함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 결과 어부지리로 16강에 오른 모로코인들이 대한축구협회에 고맙다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한국은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독일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1무2패 승점 1점으로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세계 2위로 우승후보인 독일 역시 1승1무1패로 조 3위(승점 4점)로 떨어져 콜롬비아와 모로코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은 이날 한국을 이겼다면 조 1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끝내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독일의 육탄 공세를 막아냈고 결국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의 분투로 덕을 본 것은 모로코였다. 모로코는 같은 시간 콜롬비아를 1-0으로 꺾었지만 한국-독일전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콜롬비아전 결과 모로코는 콜롬비아와 함께 나란히 2승1패(승점 6점)가 됐지만 골득실에서 –4에 그쳐 조 2위였다. 콜롬비아 골득실은 +2였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한국에 이긴다면 독일 역시 승점 6점을 따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독일은 1차전에서 모로코를 6-0으로 이겨 골득실에서 가장 앞서 있었다. 독일이 한국을 이기면 독일이 조 1위에 등극하고 모로코는 세 경기에서 2승을 거두고도 조 3위로 떨어져 탈락할 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독일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무승부를 거뒀고 독일은 조 3위에 머물렀다. 대신 조 2위를 확정한 모로코는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여자월드컵 본선에서 16강에 오르게 됐다.

이에 모로코 축구팬들이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에 감사글을 잇달아 올렸다. 이들은 모로코 국기 아이콘과 태극기 아이콘을 함께 올리며 연신 감사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영어는 물론 아랍어로 된 감사 인사 역시 연이어 올라왔다.

글 중에는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훌륭한 팀이다. 한국은 챔피언', '모로코에서 사랑을 보낸다' 등이 있었다.

한국 축구팬들도 격려를 보냈다.

한 누리꾼은 "조소현 선수의 눈물이 지금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의 연결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강함을 증명해주셨다"고 말했다.

독일 축구에 강한 한국 축구를 평가하는 글도 있었다. "독일 끌어내리는 것 하나는 기막히게 잘하는 나라", "이로써 독일 축구는 남녀 모두 한국보다 한 수 아래임이 증명됐다" 등 글이 올라왔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이번 대표팀 경기력을 비판했다. 그는 "뭘 증명했냐. 독일 떨어뜨린 것으로 물 타기 하지 마라"며 "이번 월드컵 대표팀 경기력 보면 진짜 수준 이하 그 자체다. 계속 반성해야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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