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중앙위원회 명단 비공개 논란…“공정 심의” vs “책임 회피”
[KBS 제주] [앵커]
4·3 진상조사보고서를 확정하고 희생자와 유족을 결정하는 기구가 바로 4·3 중앙위원회인데요.
여기에 위촉된 민간위원들은 지난 20여년간 명단이 공개돼 왔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올해부터 비공개로 방침을 바꾸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임연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3 중앙위원회 3개 분과 중 하나인 보상심의위원회 회의가 오늘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습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새로 위촉된 위원들 명단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4·3 중앙위원회는 당연직 위원 8명과 민간위원 17명 등 25명으로 구성됩니다.
위원 모두 지난 2천년 출범 후 줄곧 명단이 공개됐지만 지난달 5일 새로 임명된 10명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비공개 사유를 밝혔습니다.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줄 때 한시적으로 비공개할 수 있는데, 4·3위원회 위원 명단이 이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4·3 보상 심의 관련 민원이 늘어, 공정한 심의를 위해 위원을 비공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명단 비공개로 인한 부작용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태일/전 제주도 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 "어떻게 공정한 심사를 거쳐서 결론을 냈는가에 대한 게 불투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위원회에서 결정 내린 내용에 대해서 더 많은 의문과 불신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익명에 숨어 공적 사안을 결정하는 것은 책임 회피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임문철/신부/전 4·3중앙위원회 위원 : "(위원이) 당연히 감당해야 될 책무지. 그걸 이유로 해서 비밀리에 위원회 활동을 한다는 것은 민주화 사회에서 공적인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4·3유족회는 20여 년간 사회적 합의로 세운 희생자와 유족 선정 기준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창범/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 "4·3특별법에 따라서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어 왔는데. 갑자기 어떤 방향으로 틀어질지에 대해서는 걱정하죠."]
더욱이 신임 위원 가운데 일부가 과거 4.3을 폄훼, 왜곡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비공개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고준용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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