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단속 동행했더니…‘물·휴식·그늘’ 3대 수칙 ‘미비’
[KBS 대전] [앵커]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온몸으로 견디는 것도 모자라 정해진 시간 내 일을 마쳐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건설노동자들 이야기인데요.
노동청의 폭염단속 현장을 정재훈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중학교 증축공사현장입니다.
옥상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이 파라솔 아래 한 뼘짜리 그늘에서 땀을 식힙니다.
말이 그늘이지 내리쬐는 햇볕에 복사열까지 더해져 숨 쉬기조차 어렵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얼굴 온도를 재봤더니 56도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곳 현장의 바닥 온도는 80도가 넘는 폭염 취약사업장이었습니다.
얼마 전 이곳에서 60대 노동자가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지만 휴게실은 여전히 건설자재가 뒤엉켜 있습니다.
[이형권/대전고용노동청 건설산재지도과 팀장 :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 점검을 해봤더니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또 다른 아파트 건설현장, 땀범벅이 된 노동자들이 얼음물로 더위를 식혀보지만 돌아서면 금세 찜질방 같은 더위에 숨이 막힙니다.
여름철 건설현장에 물과 그늘, 휴식을 3대 기본수칙으로 의무화했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는 역부족입니다.
폭염경보시 오후 시간대 작업을 중단하라는 권고는 현장에서는 말 그대로 권고일 뿐입니다.
[건설현장 노동자 : "앞에서 쉬어, 쉬라고 하지만 뒤에서 빨리빨리 하라고, 오후 2시쯤이면 거의 뭐 밖에 나가기도 겁날 만큼 엄청 더운데 그래도 어쨌든 눈치 보면서 일할 수밖에…."]
폭염 때 작업중지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이달 안으로 법안 처리를 약속한 민주당과 입법보다는 행정조치가 우선이라는 국민의힘이 맞서면서 처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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