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론 솔솔…‘2차전지 ETF’ 후폭풍?
경쟁적 출시, 거래소 상장만 13개
“투자 쏠림, 수요 변동 땐 치명적”
최근 2차전지 ‘고점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쟁적으로 출시된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주의보가 잇따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2차전지 관련 ETF는 총 13종목에 달한다. 자산운용사들은 지난달까지 2차전지 ETF를 너도나도 상장했다. 지난달 4일 삼성자산운용이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등 2개 종목을 출시했다. 지난달 13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2차전지소재Fn’을 내놓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소재Fn ETF’ 순자산은 5833억원으로 상장 후 13영업일 만에 순자산 5000억원을 넘겼다. 이 ETF는 지난달 국내 2차전지 관련 ETF 중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4209억원)가 가장 큰 상품이다. 구성 종목을 살펴보면 양극재 관련 기업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이는 국내 상장된 2차전지 ETF 중 양극재 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모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ETF는 지난 2일 기준으로 에코프로(20.47%), 포스코홀딩스(17.62%), 에코프로비엠(16.80%), 포스코퓨처엠(13.14%) 등 에코프로와 포스코 그룹주에 70% 가까운 비중을 두고 있다.
ETF는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를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양극재를 비롯해 2차전지 소재 관련 일부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은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에코프로비엠, 금양 등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임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등 시장에서 ‘고점 신호’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2차전지 종목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차전지에 투자됐던 일부 수요는 최근 국내 연구진이 구현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관련 종목으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테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다른 종목군으로 넘어간 이후의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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