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 벗어나 이제는 대세 노리는 'SRPG'

최은상 기자 2023. 8. 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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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RPG 전통적인 플레이 방식 탈피와 짧은 호흡의 콘텐츠로 각광

멜빵데님, 부츠컷, 배바지, 오버사이즈 안경 등 90년대 유행했던 'Y2K' 패션이 어느 순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촌스러운 아재 패션이라 불렸던 스타일이 복고 열풍과 함께 이제는 대세가 됐다.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이다. 이는 비단 패션 산업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게임 시장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RPG가 조용히 다시 주류 장르 반열로 올라오고 있다. 

SRPG는 전략에 중점을 둔 RPG 장르로 지형과 이동의 개념이 있는 맵, 전략성 있는 전투와 턴제 진행이 특징이다. 1990년대 초중반 일본에서 넘어온 SRPG는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창세기전', '환세취호전' 등 그 시절 갓겜 모두 SRPG다.

- 파이널판타지 택틱스, 창세기전, 환세취호전 등 그 시절 갓겜 대부분은 SRPG 였다 

그러나 이후 '스타크래프트'의 선풍적인 인기와 더불어 인터넷 보급율이 급속도로 빨라지며 게임 시장 트렌드는 실시간 게임 및 MMORPG 장르가 주류로 자리잡았다. 자연스럽게 SRPG는 자취를 감췄다.

여러차례 시장 진입을 꾀했지만 실패했다. 실시간 전투에 익숙해진 요즘 게이머들에게 턴제 전투는 느리고 따분한 제약에 불과했다.

2022년 들어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SRPG가 서서히 시장에 재진입하기 시작했다. 최신 트렌드와 유저 입맛에 탈바꿈한 덕분이다. 2개 이상의 장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장르가 답이었다. 

- 장르별 글로벌 매출 성장 기여도 (자료 출처 :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게임사의 약진을 위한 6가지 제언)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게임사의 약진을 위한 6가지 제언(2021)'이라는 구글 마케팅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장르가 각광받은 이유에 대해 "RPG 게임 성장이 둔화되고, 차별화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드는 환경 속에서 더 많은 유저와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 전략, 어드벤처 장르 성장률은 약 17%로 가장 좋은 모멘텀을 보였다.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기존 RPG 장르와 달리 비교적 호흡이 짧은 편이며 스스로의 템포에 맞춰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 

특정 장르의 전통적인 플레이 방식에 싫증이 난 게이머에게도 새롭게 어필할 수 있고, 유저 풀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고서는 2020년 매출 성장률 상위 30개 게임 중 거의 절반이 모두 하이브리드 장르 게임이었다고 강조했다. 

- 전략 게임의 모바일 시장 전망 (자료 출처 : WePC)

하이브리드 장르가 대세로 자리잡는 가운데, 턴제 전략과 RPG 장르가 혼합된 SRPG는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붕괴: 스타레일'은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이르케랜드', '아우터플레인', '브라운더스트2' 등 다양한 SRPG가 출시됐다. 

기껏해야 연간 2~3개 밖에 나오지 않았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양상이다. 시장 전망도 굉장히 좋다. 글로벌 게임 산업 동향 분석 매체 'WePC'는 모바일 전략 게임 시장 매출의 우상향을 점쳤다. 2023년까지 133억 달러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슬슬 SRPG를 '주류 장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올라왔다. 2023년에도 하반기에도 다양한 SRPG 게임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앞으로 출시될 주요 턴제 전략 게임들의 면모를 살펴봤다.

 

■ 클래식 SRPG의 재림 '씨 오브 스타즈' 

사보타주 스튜디오의 JRPG 기대작 '씨 오브 스타즈'는 캐릭터 일러스트부터 전반적인 게임 분위기 모두 고전 RPG 게임의 특징을 오마주했다. '크로노 트리거', '마리오 RPG' 등을 연상케 하는 요소가 많은 만큼 고전게임 팬들의 기대도 크다. 

6명의 동료를 만나 세계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나아가는 스토리다. 개발진의 말에 따르면 스토리 진행과 캐릭터 성장에 대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특히 육성 노가다 요소를 줄여 보다 쾌적환 환경에서 플레이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오마주 요소가 많은 고전 JRPG답게 익숙한 시스템이 다수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적은 '행동 카운터'가 있다. 아군이나 적 모두 행동할 때마다 카운트가 1씩 감소하고, 0이 된 적은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옥토패스 트레블러' 시리즈를 해본 게이머라면 익숙한 브레이크 시스템도 존재한다. 적마다 고유한 아머 카운터가 있으며 이를 모두 제거하면 아머 브레이크 상태가 되는 방식이다. 다만, 다음 행동 한 번만 적용된다. 마리오 RPG의 특징인 '실시간 액션 커맨드' 시스템도 있다.

 

■ 다양한 전략이 일품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

XD엔테테인먼트의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현대 광원기술로 구현한 고퀄리티의 2D 도트 그래픽과 다채로운 전략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SRPG다. 그 때 그 시절 클래식 아트워크로 도트 마니아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SRPG 게임인 만큼 얼마나 풍부한 전략을 즐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다양한 클래스와 다양한 기믹을 지닌 지형지물로 차별화를 노렸다. 적을 밀쳐서 낙하시키거나, 폭발물을 적 방향으로 밀어 피해를 입히는 등 다양한 전략적 요소를 가미했다.

하나의 파티에 최대 5명의 캐릭터를 편성할 수 있다. 각 캐릭터가 일반 공격을 할 때마다 스킬 크리스탈이 충전된다. 크리스탈 게이지를 소모해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여타 SRPG와 마찬가지로 스킬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자원은 풍부하지만 국력은 약한 나라 '일리아'를 무대로 한다. 일리아에 결정석이라는 고가의 광물이 발견된 이후 이권을 둘러싼 각 세력이 각축을 벌이게 된다. 플레이어는 용병단장이 되어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 미소녀 엑스컴 후속작 '소녀전선2: 추방' 

선본 네트워크(미카팀) 3D 슈팅 SRPG '소녀전선2: 추방'은 소녀전선의 정식 후속작으로 원작으로부터 약 10년 뒤 이야기를 그린 게임이다. 소녀전선의 주연 캐릭터인 전술지휘관이 그대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녀전선2는 팬들 사이에서 일명 '미소녀 엑스컴'이라고 불리는 만큼 엑스컴의 시스템을 다수 가져왔다. 고저차 및 각종 엄폐물과 지형지물이 있는 타일맵 위 확률에 기반한 턴제 기반의 전략 싸움이 펼쳐진다.  

수집형 RPG의 특징도 있다. 연소, 감전, 부식, 탁류, 빙결 5가지 속성이 존재한다. 적을 약점 속성으로 공격할 경우 가드 포인트(보호막)이 추가 감소하고 피해량이 증가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엄폐물과 지형지물에 따른 확률이 변수로 작용한다. 

전작에 있었던 장비와 무기 강화, 요정을 장착하는 의태도감 등의 육성 시스템이 이어진다. 다만, 전작처럼 드라마틱한 성장 곡선을 보이지는 않는다. 미소녀 엑스컴이라고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 수많은 아이템 향연 '역붕괴: 베이커리 작전' 

선본 네트워크 소녀전선 IP 시리즈 신작 '역붕괴: 베이커리 작전'은 2013년 작품인 '빵집소녀'의 리메이크 작이다. 전쟁 중인 미래 세계에서 특별한 존재 '베이커리'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는 스토리다. 

기본 진행은 여타 SRPG와 마찬가지로 체스판 같은 타일맵 위에 턴마다 각 캐릭터가 보유한 포인트(AP)를 소모하여 이동과 공격을 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역붕괴는 다양한 스킬과 아이템으로 다양한 전략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중 수많은 아이템이 역붕괴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범위 공격을 가능케 하는 '세열 수류탄', 적의 이동을 방해하는 '부비트랩', 함정을 찾아내는 '소형 탐지 장치' 등 무수한 변수가 아이템을 통해 발생한다. 아이템마다 사용 가능 범위, AP 소모량 모두 달라 전략을 꼼꼼하게 수립해야 한다.

역붕괴에도 엄폐물 시스템이 있다. 숲, 건물, 폐허 등의 특수 지형이 있으며 해당 지점에 캐릭터를 배치하면 은닉 상태가 되는 방식이다. 은닉 상태에서는 오직 타일이 맞닿아 있는 적에게만 발견된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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