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고득점 비결은 ‘화장실’?…전직 토익강사가 답안지 유출
[앵커]
토익 시험장에서 부정행위를 한 전직 토익강사와 응시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시험 도중 화장실을 다녀온다면서 먼저 푼 답안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김영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시험이 한창인 토익 고사장.
한 남성이 고사장에서 나와 어디론가 들어가더니 8분 뒤 나옵니다.
이후 다른 남성이 나와, 같은 곳에 갔다가 5분 만에 나옵니다.
이들이 향했던 곳은 다름아닌 고사장에 있는 이런 화장실이었습니다.
듣기 평가 후 잠시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을 틈타 화장실을 불법 행위의 장소로 이용했습니다.
이들이 화장실에서 주고 받은 건 시험 답안.
전직 토익강사 29살 홍 모 씨가 문제를 빨리 푼 후 화장실에 답안을 두고 가면 응시생이 따라가 확인한 겁니다.
눈에 띄지 않는곳에 쪽지를 두거나, 미리 숨겨 놓은 스마트폰을 통해 답안을 건넸습니다.
부정 행위 대가로 홍 씨에게 건네진 돈은 한 번에 3백에서 5백만 원, 홍 씨는 모두 23차례에 걸쳐 19명에게 답안을 건넸고 총 1억 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것은 몰랐었습니다. 그냥 근무하시고 나서 그만 두셨으니까 그 이후엔 그 선생님이 뭘 하고 계시는지 사실 잘 모르니까."]
홍 씨는 자신의 강의 영상을 SNS에 올리고, 원하는 점수대에 맞춰주겠다며 의뢰인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의뢰인은 주로 고득점이 필요했던 회사원, 대학생 등이었습니다.
경찰은 홍 씨와 응시생 등 모두 20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어황선/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 팀장 : "토익위원회에서 토익시험을 진행하던 중에 부정행위자를 적발하게 되었고, 저희한테 제보가 돼서 저희가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토익위원회는 부정행위자 성적을 무효 처리하고, 앞으로 5년 간 응시자격을 제한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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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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