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언론 구조조정 주장에 여성 언론인 폄훼까지 나온 이 토론회

노지민 기자 2023. 8. 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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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단체들 주최·주관 '진실보도 상실한 방송, 언론의 실상과 대안' 토론회 "언론노조 혁파" 주장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과거 해임되거나 권고사직된 언론계 출신 인사 등이 모인 토론회에서 '공영언론 통폐합과 민영화' '언론노조 혁파' 등의 주장이 나왔다. 한 참석자는 언론계에 매체가 많아지고 여성 진출이 늘면서 투쟁적이지 못하게 되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국가대개조 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자유언론대안포럼·공정언론국민연대·한국NGO연합 등이 주최한 '진실 보도 상실한 방송, 언론의 실상과 대안'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권재홍 전 MBC 부사장이 좌장을 맡았다. 권 전 부사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이른바 민노총 언론노조가 부역자 명단에 집어넣어서 여러 무수한 죄목을 씌워서 고발을 했고 당시 저를 포함한 사장, 부사장 등 4명이 사법처리됐다”며 “대한민국에 언론은 없다. 이미 상실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권 전 부사장은 2014년 안광한 사장 시절 MBC 부사장, 2017년 김장겸 사장 시절 MBC플러스 사장으로 선임됐으나 이듬해 해임됐다. 전임 사장 등과 더불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권 전 부사장과 같은 해 권고사직된 이창섭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직무대행)은 이날 '언론자유 회복'을 위해 문재인 정권의 언론자유 탄압을 진상조사하고, 공영언론사에 대한 민영화 및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국장은 2018년 공정보도 훼손 및 법인카드 부정 사용 등을 이유로 권고사직을 받았고, 이후 펜앤드마이크 사장 겸 편집국장을 지내다 지난 대선에서 최재형·홍준표 캠프 홍보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이른바 '삼성 장충기 문자' 사태 당시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난 언론인 중 한 명이다.

▲2023년 8월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이 전 국장은 '언론자유회복위원회'를 만들어 “법률가, 언론학자, 언론인, 언론 관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하고 피해 언론인들이 참여토록 해야 한다. 내부 실태조사를 위해 KBS, MBC, YTN의 공정 노조 관계자들이 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해당 방송사 과반수 노조로서 교섭대표노조인 언론노조 본부·지부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소수인 보수 성향 노조들에 권한을 주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KBS1, KBS2, EBS, MBC, YTN, 연합뉴스, 연합뉴스TV, 국회방송, KTV, 아리랑TV, 국군방송, 직업방송, 사이언스TV, TBS 등 수많은 공영, 준공영 언론사들이 있다”며 “KBS와 연합뉴스 두 매체를 제외한 전 언론사 민영화로 언론자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KBS PD출신인 최철호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대표는 정권 비판적인 보도들을 '괴담' '왜곡보도'로 칭했다. 최 대표는 2002년 분양 특혜 의혹을 취재하다 이재명 당시 변호사와 '검사 사칭' 논란을 불렀고,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상대로 “PD가 혼자 검사 사칭을 했다는 선거공보물 내용을 고쳐야 한다”며 고발(명예훼손)한 바 있다. 지난해 KBS에서 퇴직하기 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상임감사에 지원했고, 올해 국민의힘 추천으로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에 위촉돼 활동했다.

최 대표는 발제문에서 “후쿠시마 괴담, 서울 양평 고속도로 논란 왜곡, 김건희 여사 해외 명품 구입 허위 사실 확산, 대통령 뉴욕 발언 조작 보도 등은 한국 언론의 극단적인 편향성과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들”이라며 “KBS, MBC, YTN, 연합뉴스에서 나온 이슈를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기자협회보 등에서 다루고 이어 방송사 TV, 라디오 시사기획프로그램(KBS '추적60분' '주진우 라이브' '최경영의 최강시사', MBC 'PD수첩' '스트레이트'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김종배의 시선집중' 등)을 통해 증폭”시킨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국민노조TV' 생중계 갈무리

최 대표는 한편 여권 일각의 'KBS 2TV 민영화' 주장에 대해선 “근본적 답이 아니다. 부분적인 답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언론노조 3대 단체(조합원이 많은 방송사) 중 하나가 SBS”라고 말한 뒤 “MBN 경영진이 노조원들이 빡빡 우기고 버텨서, 사장이 임명하고 싶은 보도국장을 임명 못했다”며 “언론노조가 부당하게 장악하는 구조를 혁파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훈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박정희 때 기자실을 유지하고 전두환 때 언론 통폐합을 했을 때에는 '언론 고시'라고 해서, 그때 본 선배들은 정말 대단했다”면서 “'언론고시'라는 말이 사라지면서 굉장히 죄송한 얘기지만 여자들이 많이 진출하면서 '소프트'한 기사를 쓰기 시작하면서 투쟁적이지 못하고” 등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DJ(김대중) 때 한겨레가 생기고 오마이뉴스라는 게 생겨서, 저희는 시험을 보고 들어가서 선배들에게 무지하게 기합받으면서 기자가 됐는데 오마이뉴스는 데스킹 과정 별로 없이 그냥 실어주고 보도가 되고 재미있으면 되는 거다”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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